챗GPT로 치사량 검색한 김소영, 모텔 연쇄살인 법적 쟁점
챗GPT로 치사량 검색한 김소영, 모텔 연쇄살인 법적 쟁점
경제적 이득 취한 뒤 약물 투여해 관계 단절 시도
미필적 고의 인정 여부와 디지털 증거능력 분석

피의자 김소영 /연합뉴스
모텔에서 남성 2명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섞은 음료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김소영이 구속기소됐다.
그는 자신에게 호의를 보이는 남성들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취한 뒤, 관계를 종료하고 갈등 상황을 회피할 목적으로 자신이 처방받은 약물을 범행에 사용했다.
범행 수법은 자택에서 칼 손잡이로 약물을 빻아 가루로 만든 뒤, 숙취해소제 등에 섞어 음료를 제조해 남성들에게 건네는 방식이었다.
사망 사건 이전인 지난해 12월 14일에도 유사한 범행이 있었다.
김소영은 한 달가량 교제한 남성에게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카페 주차장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먹였다.
이 남성은 이틀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 뒤 "영영 못 깨어났을 수도 있었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를 통해 김소영은 약물 음료의 치명적 위험성을 명확히 인지하게 됐다.
이후 1월 25일, 김소영은 챗GPT에 "수면제 많이 먹으면 어떻게 돼?"라고 검색했다.
챗GPT는 "술과 함께 복용 시 호흡 마비로 인한 사망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즉시 119 신고가 필요함"이라고 답했다.
사흘 뒤인 27일에는 "수면제 많이 먹는다고 그 사람이 죽어??"라고 재차 물었고, "그럴 가능성이 있음"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김소영은 챗GPT의 답변을 확인한 당일, 알약 투입량을 두 배가량 늘려 첫 번째 사망 피해자에게 약물 음료를 건넸다.
피해자는 모텔에서 음료를 마신 뒤 사망했다.
현재 김소영의 첫 국선변호인은 16일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사임 하루 만에 새 변호인을 지정했다.
첫 공판은 4월 9일 열릴 예정이다.

치사량 검색과 투약량 증가가 가리키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김소영에게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는지다.
형법 제250조 제1항의 살인죄는 확정적인 살해 목적이 없더라도, 자신의 행위로 인해 타인의 사망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거나 예견하고 이를 용인했다면 미필적 고의로서 살인의 범의가 인정된다.
대법원 2002도995 판결에 따르면 살인의 고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하다.
또한 대법원 2003도2780 판결에 따르면 의사가 미숙아에게 적극적으로 약물을 주입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안 등에서 살해의 범의를 넓게 인정한 바 있다.
김소영은 이전 피해자가 이틀간 의식불명에 빠진 사실과 그로부터 받은 메시지로 약물의 치사 위험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
나아가 챗GPT를 통해 사망 가능성을 두 차례 확인했다.
치사 가능성을 확인하고도 알약 투입량을 두 배로 늘린 행위는 사망 결과를 명확히 용인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향정신성의약품 무단 투약에 따른 마약류관리법 위반
자신이 처방받은 수면제 성분의 향정신성의약품을 가루로 만들어 타인에게 몰래 먹인 행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에 따른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의 무단 투약 및 제공 행위다.
전주지방법원 2018고합48, 2018고합60 판결에 따르면, 성매매 여성을 유인해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몰래 탄 음료수를 마시게 한 사안에서 무단 투약에 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이 엄격하게 인정됐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고단1890, 2022초기70 판결에 따르면 피해자 몰래 우유에 향정신성의약품을 넣으려 한 사안에서도 동일한 혐의가 인정됐다.
챗GPT 답변의 디지털 증거능력과 재판 절차
김소영이 범행 전 챗GPT와 나눈 대화 내역의 증거 활용도 중요한 쟁점이다.
대법원 2010도3440 판결에 따르면, 원본 파일과의 동일성과 무결성이 담보되고 피고인이 직접 입력 및 수신한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디지털 문건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이 사건에서 챗GPT 대화 내역은 답변의 의학적 진실성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치사량을 직접 검색하고 그 답변을 인식했다는 사실 자체를 증명하는 간접증거다.
이는 피고인의 범행 준비 정황과 결합하여 살인의 고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보강증거로 활용될 것이다.
이 사건은 구속기소된 중대 범죄로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필요적 변호 사건이다.
대법원 2006도3213 판결에 따르면 구속피고인의 국선변호인 선정 취소 시 지체 없이 새로운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이 사임 하루 만에 새 변호인을 지정한 것은 재판 절차에 따른 적법한 조치다.
향후 재판에서는 범행의 치밀한 사전 계획성, 약물을 이용한 피해자 무력화, 경제적 이득 목적, 복수의 사망자 발생 등이 주
요 양형 가중 요소로 다뤄질 전망이다.
범행 전 과정과 증거들이 명확한 법적 요건에 부합하는 만큼, 공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고의 입증 여부와 구체적 형량을 둘러싼 법적 쟁점이 확실하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