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별창’ 한 마디에 경찰서행, 변호사들이 말하는 생존전략
댓글 ‘별창’ 한 마디에 경찰서행, 변호사들이 말하는 생존전략
“명백한 모욕, 합의가 최선” vs “신조어 맥락, 무죄 다퉈볼 여지 있다”

한 네티즌이 여성 BJ에게 '별창' 댓글을 달아 모욕죄 조사를 앞두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인터넷 방송 BJ에게 “별창?????”이라는 댓글을 달았다가 경찰 조사를 앞둔 네티즌. 그는 선정적인 방송 행태를 비판한 것이라 항변하지만, 모욕죄 처벌의 갈림길에 섰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법률 전문가 8인은 합의를 통한 조기 종결과 무혐의를 향한 법적 다툼이라는 엇갈린 해법을 제시했다. 실제 판례를 통해 모욕죄의 성립 요건과 경찰 조사 대응법을 알아본다.
“모욕 아닌 비판” 댓글 한 줄에 경찰 소환
“저는 그 여성 BJ를 모욕 할려고 그런말을 썼다기 보다 방송에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성적인 묘사를 하고 후원을 받는 그런 행태를 포괄적으로 표현한 것 뿐입니다.”
최근 네티즌 A씨는 네이버 뉴스 댓글에 “별창?????”이라는 글을 남겼다가 경찰로부터 조사 출석을 통보받았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특정인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닌, 사회적으로 문제시되는 방송 행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 무관하게 A씨는 형사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법의 심판대에 오를 위기에 처했다.
“합의가 최선” vs “무혐의 다퉈볼 만”... 변호사 8인 의견은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상반된 해법을 내놓았다. 다수는 ‘별창’(별풍선+창녀)이라는 단어의 모욕성을 인정하며 피해자와의 합의를 최우선 전략으로 권했다.
법률사무소 장우 이재성 변호사는 “모욕죄는 친고죄로서 합의가 되면 사건이 종결되고 전과가 남지 않으므로, 가급적이면 합의로 사건을 원만히 마무리하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 역시 “무혐의 처분이 어렵다 판단된다면 그때 피해자와의 합의에 최선을 다해 사건을 종결시킬 수 있습니다”라며 합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는 “혐의 부인하는 것은 어렵고 피해자와 합의하여 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마무리 하거나 기소유예 처분 노리는 방향으로 사건 진행할 필요 있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반면, 적극적으로 무혐의를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법률사무소 피벗 김경수 변호사는 “실제로 헬창과 같이 "창"을 붙이는 문화가 유행했었고 문언적 의미와 사용하는데 쓰는 의미가 다른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라며 단어의 사회적 의미 변화를 변론의 핵심으로 삼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무혐의가 나올 수 있게 싸우실 의향이 있다면 같이 싸워드리겠습니다”라며 법적 다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법률사무소 명중 윤형진 변호사도 “본 사안의 경우 피해자 특정성 여부가 문제될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별창'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거나 애매한 경우 처벌을 면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법전에 새겨진 ‘모욕’의 의미는?…대법원 판례 보니
그렇다면 법은 ‘모욕’을 어떻게 정의할까.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핵심은 ‘모욕’의 정확한 의미다.
법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판례는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21. 3. 25. 선고 2017도17643 판결).
즉, 구체적인 사실을 들지 않더라도 경멸적 표현만으로 상대방의 사회적 위상을 깎아내렸다면 범죄가 성립한다는 뜻이다. 12년간 경찰 형사로 근무한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별창’이라는 표현이 법원에서 통상적으로 모욕적 표현으로 인정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D-Day, ‘태도’가 사건의 향방 가른다
전문가들은 어떤 전략을 택하든 경찰 조사에서의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우선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시되, 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하려 했던 의도를 차분히 설명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최성현 변호사는 “해당 표현이 BJ 개인을 향한 모욕이 아닌 방송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의견 표명이었음을 설명하되, 표현 방식에 대해서는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상담자분이 특정 여성 BJ를 비방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더라도, 댓글 내용이 모욕적이라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며 변호사를 통해 상황을 명확히 설명하고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법적 처벌의 갈림길에서, 자신의 행위를 법리적으로 어떻게 설명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느냐가 사건의 향방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