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통로에서 스친 엉덩이…고의 없었는데, 성추행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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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통로에서 스친 엉덩이…고의 없었는데, 성추행될까요?

2026. 08. 03 13:49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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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올리던 여성과 접촉

고의 없었지만 불안

KTX 탑승하다 한 여성의 엉덩이와 접촉한 A씨. 의도치 않은 신체 접촉이 강제추행으로 번질 수 있을까. / 연합뉴스

KTX 탑승을 서두르던 A씨는 좁은 열차 통로를 지나다 짐을 올리던 한 여성의 엉덩이를 손등으로 스치고 말았다.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몰랐지만, 이틀 뒤 모르는 번호로 온 부재중 전화를 보고 덜컥 겁이 났다. 혹시 그때 그 여성이 아닐까.


A씨는 부모님과 함께 열차에 타기 위해 급히 이동하던 중이었고, 어떤 성적인 의도도 없었다. 하지만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껴 신고라도 한다면 억울하게 성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처럼 의도치 않은 신체 접촉이 강제추행으로 번질 수 있을까?


'고의' 없었다면 강제추행 아냐…정황이 중요


결론부터 말하면, 성적인 의도(고의)가 없었다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어렵다. 변호사들은 단순한 신체 접촉 사실만으로 처벌받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는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를 성적으로 추행하려는 명백한 고의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KTX 내부 통로는 성인 두 사람이 지나가기에 매우 좁고, 상대 여성이 짐을 올리고 있던 상황이라 이동 과정에서 신체 접촉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손등이 엉덩이에 닿은 것은 좁은 통로에서 일어난 부주의한 과실에 가까우며, 추행의 고의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법원은 강제추행죄를 판단할 때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사건 경위, 구체적인 행위 모습, 주위의 객관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형법상 강제추행죄(제298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무거운 범죄이기에 고의성 입증을 엄격하게 요구한다.


법무법인 정향 김연수 변호사도 "열차 탑승 시간이 임박해 부모님을 따라 급히 이동한 점, 짐을 올리는 여성을 피하려다 접촉이 발생한 점 등이 사실이라면 추행의 고의를 다툴 여지가 충분하다"고 봤다.


'접촉 인정 후 의도 부인' vs '접촉 자체 부인'


만약 실제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면 어떻게 진술해야 할까. 이 지점에서 변호사들의 조언은 갈렸다. '접촉 사실은 인정하되 고의는 부인하는' 전략과 '접촉 자체를 부인하는' 전략이다.


법무법인 리온 김태우 변호사는 전자를 권했다. 김 변호사는 "접촉 자체를 무조건 부인하기보다, 사실대로 우연한 접촉 가능성은 인정하되 성적인 의도와 추행의 고의는 명확히 부인하는 방향이 적절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 역시 "실제 손등이 스친 사실이 있다면 그 부분은 사실대로 설명하되, 성적인 의도나 추행의 고의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당시 상황과 함께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법무법인 강남 류재연 변호사는 "추행의 고의가 전혀 없었으므로, 혐의를 인정하기보다는 '손이 닿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주장해야 한다"며 "섣부른 행위 인정은 억울하게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


CCTV 없어도 괜찮을까…경찰 연락 오면 이렇게


사건 발생 후 시간이 지나 CCTV 영상이 삭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A씨의 걱정거리였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CCTV가 없는 것이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류재연 변호사는 "CCTV 영상 확보가 안 된다면 오히려 가해자 특정이 불가능해 사건화가 안 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검찰이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일단 A씨를 불안하게 한 '부재중 전화'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규희 변호사는 "범죄 신고 관련 전화가 아니라 스팸이나 다른 사람의 착신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봤다.


만약 실제로 경찰에서 연락이 온다면, 섣불리 혼자 대응해서는 안 된다. 김태우 변호사는 "경찰 연락이 오면 조사 일정을 바로 확정하지 말고 담당자, 혐의, 사건번호만 확인한 뒤 변호인과 상의하라"고 강조했다. KTX 승차권, 부모님의 진술 등 당시 상황을 입증할 자료를 미리 정리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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