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파혼한 남친의 청구서…명품백·까르띠에 시계는 못 받고 필테샵 보증금만 건졌다
[단독] 파혼한 남친의 청구서…명품백·까르띠에 시계는 못 받고 필테샵 보증금만 건졌다
파혼 후 제기된 데이트 비용·사업 자금 반환 소송
법원 "결혼 전제한 사업 자금만 반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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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던 연인과 헤어진 뒤, 교제 기간에 사준 수천만 원대의 명품과 해외여행 경비를 돌려달라고 소송을 낸다면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릴까.
정답은 "단순한 애정 표시로 준 선물은 돌려받을 수 없지만, 결혼 후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원한 사업 자금은 반환해야 한다"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송승환 판사는 지난 2월 6일, A씨가 전 연인 B씨를 상대로 낸 대여금 등 반환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결혼할 줄 알고 사줬다"…명품 가방에 해외여행까지 청구한 남성
A씨와 B씨는 2022년 7월부터 교제를 시작해 2023년 3월부터 동거를 하다 2024년 10월 결별했다. 이별 후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B씨가 결혼할 것처럼 자신을 속여 돈과 명품을 뜯어냈다는 주장이었다.
A씨가 법원을 통해 반환을 요구한 목록은 화려했다. 해외여행 경비 절반인 1650만 원은 물론,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약 380만 원), 샤넬 가방(약 376만 원), 루이비통 및 크리스찬 디올 신발, 까르띠에 시계(약 525만 원) 등 총 1579만여 원 상당의 명품을 돌려달라고 청구했다.
이에 더해 B씨가 운영하려던 필라테스샵 권리금 및 보증금 명목으로 대신 내준 2500만 원 등도 반환을 요구했다.

샤넬 가방은 '애정 표시', 필라테스 보증금은 '결혼 밑거름'
재판부는 A씨가 청구한 금액 중 필라테스샵 보증금 2500만 원에 대해서만 반환 의무를 인정했다. 돈이 쓰인 성격과 목적에 따라 법적 판단이 완전히 엇갈린 것이다.
먼저 재판부는 명품 선물과 해외여행 경비 반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명품이나 여행 경비는 교제 과정에서 애정 표시로 건네진 소비적 증여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B씨 역시 동거 기간 월세를 내거나 A씨에게 선물을 사주고, A씨 가족의 장례식에서 유족과 함께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혼인을 빙자해 돈을 편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500만 원의 필라테스샵 관련 자금에 대한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돈을 단순한 대여금으로 보지는 않았으나, 혼인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한 증여로 판단했다. 마치 약혼 예물처럼, 결혼이 무산되면 다시 돌려주는 것을 전제로 한 돈이라는 법적 해석이다.
재판부는 그 근거로 "해당 금액이 사회통념상 단순한 생활비나 데이트 비용을 초과하는 거액인 점", "소비성 금액이 아닌 피고의 수입원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었고 향후 반환되거나 회수할 수 있는 돈인 점"을 짚었다.
즉, 두 사람이 결혼을 전제로 향후 공동생활 기틀과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급된 돈이라는 것이다. 결국 재판부는 B씨가 25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A씨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단5462433 판결문 (2026. 2. 6.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