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로 2살 딸 버리고 2년 잠적했는데" 엄마 자격 되찾을 수 있을까?
"외도로 2살 딸 버리고 2년 잠적했는데" 엄마 자격 되찾을 수 있을까?
외도 후 양육권 포기했던 엄마의 뒤늦은 후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자신의 외도로 이혼하며 2살 딸의 양육권을 포기했던 한 여성이 2년 만에 아이를 되찾고 싶다며 법의 문을 두드렸다.
뒤늦게 밀려온 그리움과 후회 속에 딸을 다시 품에 안고 싶다는 A씨. 하지만 그녀가 마주한 현실은 차가운 법의 벽이었다.
4살이 된 딸을 둔 A씨는 2년 전, 아이가 2살일 때 남편과 합의이혼했다. 이혼의 잘못은 전적으로 A씨의 외도에 있었다. 그녀는 이혼 조건으로 남편이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갖는 것에 동의한 뒤 스스로 잠적을 택했다.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고 전 남편은 물론, 세상에 하나뿐인 딸과도 모든 연락을 끊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흘렀다.
"내 잘못인데 양육권 소송, 가능은 한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법적으로 양육권 변경 소송은 가능하다. 민법 제909조 제6항은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면 가정법원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친권자·양육자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는 과거 이혼 사유와 무관하게 현재 자녀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 양육자를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법원이 원하는 '명백한 증명' 2년의 공백은 치명타
하지만 대법원은 ‘아이의 삶’을 통째로 흔드는 양육자 변경에 대해 철옹성처럼 높은 기준을 세워두고 있다.
법원은 "현재의 양육 상태가 자녀의 건전한 성장과 복지에 도움이 되지 않고, 상대방을 양육자로 지정하는 것이 현재를 유지하는 것보다 자녀의 복지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이 명백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즉, A씨는 ‘전 남편의 양육에 문제가 있고, 내가 키우는 것이 아이에게 훨씬 낫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진다.
A씨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걸림돌은 지난 2년간의 '연락 두절'이다. 법원은 양육권 소송에서 부모의 양육 의지를 매우 중요하게 살핀다.
2년간 자녀를 만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것은 양육 의지가 부족했다는 강력한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정진아 변호사는 “이혼 이후 자녀를 보지 못한 기간이 길고, 해당 기간 동안 남편이 자녀 양육에 소홀함이 없었다면 사실상 양육권자 변경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과거 외도를 저지른 사실 역시 불리한 요소다.
소송 전, 반드시 거쳐야 할 '3단계 로드맵'
전문가들은 A씨에게 '소송'이라는 무거운 갑옷을 당장 입으려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대신, 끊어진 인연의 실을 다시 잇는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1단계: 면접교섭권 회복
법률사무소 더든든 추은혜 변호사는 “양육권 변경 소송 전에 면접교섭 신청부터 해야 한다”며 “정기적인 면접교섭을 통해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법원에 자녀에 대한 애정과 양육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2단계: 양육 환경 증명
A씨가 아이를 데려오고 싶어하는 '진심'을 법원에 납득시키려면, 단순히 감정적인 호소만으로는 부족하다. 안정적인 거주 환경, 경제적 능력, 그리고 아이를 위한 양육 계획 등을 구체적인 자료로 증명해야 한다.
3단계: 소송의 현실적 무게 감당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결코 짧거나 가볍지 않다고 경고한다. 면접교섭 허가 심판 청구부터 시작해 양육권 변경 소송까지 이어질 경우, 전체 과정은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여기에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포함한 현실적인 비용은 수백만 원에서 사안의 복잡성에 따라 천만 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감정적 소모는 물론, 시간과 돈의 무게까지 감당해야 하는 험난한 길이다.
결국 법원이 A씨에게 요구하는 것은 변호사의 유창한 변론이 아닐지 모른다.
스스로 등졌던 2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아이의 삶에 '엄마'라는 자리를 다시 내어달라고 설득하는 진심이다.
먼저 가정법원에 ‘면접교섭 허가 심판’을 청구해 아이와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부터 시작하고, 자신의 양육 환경이 완벽히 준비되었음을 증명한 뒤에야 비로소 양육권 변경 소송의 승산을 기대해볼 수 있다.
길고 험난한 여정의 성패는 바로 그 진심을 증명하는 데 달려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