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친 신상까지 털었다”... 온·오프라인 넘나든 한 달간의 '지옥', 스토킹일까?
“내 남친 신상까지 털었다”... 온·오프라인 넘나든 한 달간의 '지옥', 스토킹일까?
유흥업소 손님의 집요한 추적... 변호사들 “명백한 스토킹 범죄, 남자친구도 별도 고소 가능”

유흥업소 여성이 손님으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온·오프라인 스토킹을 당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유흥업소 여성이 손님으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한 달 넘게 온·오프라인 스토킹을 당했다며 법적 대응이 가능한지 물었다.
남성은 여성의 퇴근길을 뒤쫓는 것은 물론, 남자친구의 신상정보까지 알아내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친 차 번호까지 외웠다”... 소름 돋는 한 달간의 추적
A씨의 일상은 한 달 전 악몽으로 변했다. 유흥업소 손님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퇴근 시간마다 가게 앞에서 기다리며 뒤를 쫓기 시작했다. 남성의 집요함은 A씨의 남자친구에게까지 미쳤다. 남자친구가 차로 A씨를 데리러 오자, 남성은 그 차량 번호를 외워 뒤쫓아왔다. 심지어 차에 적힌 번호를 보고 공중전화를 이용해 남자친구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끊는 기행을 반복했다.
온라인 공간도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남성은 유흥업소 관련 사이트에서 A씨에게 “우연을 가장해 6번 넘게 봤다”는 쪽지를 보냈다. 쪽지에는 남자친구의 이름, 전화번호, 차량 번호가 버젓이 적혀 있었다.
남성은 남자친구의 번호를 인터넷에 검색해 알아낸 중고 거래 내역 등 사적인 정보까지 언급하며 A씨를 압박했다. 그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면 남자친구와 헤어져라”는 식으로 A씨의 사생활을 통제하려 들었다.
A씨가 “하지 말아달라”고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스토킹은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이 모든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증거를 남겼다.
법조계 “빼도 박도 못 할 스토킹... 협박죄도 가능”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스토킹 범죄”라고 입을 모았다. 김경태 변호사는 “지속적으로 뒤따라오고 개인정보를 수집해 압박을 가하는 행위는 스토킹처벌법상 처벌 대상이 된다”고 단언했다. 윤형진 변호사 역시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추적하고, 정보통신망으로 연락해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반복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며 A씨의 사례가 법률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분석했다.
일부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능성도 지적했다. 정동일 변호사는 “차량에 전화번호를 공개했더라도 당초 목적과 다르게 이용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재헌 변호사는 “특정 행동을 요구하며 신상정보로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협박죄나 강요죄 성립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이버·현실 스토킹은 '하나의 범죄'... 남친도 별도 고소 가능
사이버 스토킹과 현실 스토킹을 분리해 신고할 수 있는지에 대해, 변호사들은 '하나의 스토킹 범죄'로 묶인다고 설명했다. 정다미 변호사는 “사이버스토킹이라는 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직접 찾아오는 행위와 인터넷상으로 접근하는 행위 모두 스토킹 범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고소 시 온라인과 오프라인 행위를 모두 구체적으로 적시해 하나의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가 진행된다는 의미다.
남자친구의 고소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이 나왔다. 김재헌 변호사는 “남자친구 역시 직접적인 스토킹 피해를 입었다면 별도로 신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훈 변호사는 “남자친구도 별도의 피해자로서 고소인 지위를 가질 수 있으므로 함께 고소하는 방안을 추천한다”며 “선임 비용은 절약하고 합의금이나 처벌 수위는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범죄는 더 심해질 것”... 증거 확보해 즉시 신고해야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의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행위가 대담해지고 위험해질 수 있다며 신속한 대응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정동일 변호사는 “상대방의 범죄행위가 점차 심해질 가능성이 높으니 신속하게 고소 및 접근금지 명령 절차를 진행하라”고 강하게 권고했다.
가장 시급한 조치는 가해자의 접근을 막는 것이다. 경찰에 신고해 '긴급응급조치'(100m 이내 접근금지, 통신 이용 접근금지)를 요청하고, 동시에 법원에 '잠정조치'(접근금지 등)를 신청해야 한다.
김준성 변호사는 “법원의 접근금지 가처분은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돼 실효성이 매우 높다”며 “가처분만으로도 가해자가 다시 연락하거나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가 확보한 동영상, 쪽지 내역, 통화 기록 등은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를 구제받을 결정적 증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