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역 심사, '여성'을 기준으로 했어야"…고(故) 변희수 하사 전역 처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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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역 심사, '여성'을 기준으로 했어야"…고(故) 변희수 하사 전역 처분 취소

2021. 10. 07 13:45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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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수술(성확정수술) 이유로 강제 전역 처분

법원 "남성 기준으로 '장애 있다'고 본 건 위법⋯여성임을 기준으로 했어야"

"성전환 수술이 심신장애에 해당한다는 군 판단이 위법하다"는 첫 판례가 나왔다. 고(故) 변희수 하사는 늦었지만 지위를 회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복무 중 성전환수술(성 확정 수술)을 이유로 강제 전역 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변희수 하사. 생전에 "강제 전역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었는데, 1심 법원이 변 전 하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성전환 수술이 심신장애에 해당한다는 군 판단이 위법하다"는 첫 판례가 나왔다. 변 전 하사는 늦었지만 지위를 회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성별 정정이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만큼, 전역 심사는 '여성'을 기준으로 했어야"

대전지법 행정2부(재판장 오영표 부장판사)는 7일 "(전역 처분 당시) 변 전 하사의 성별은 명백히 '여성'이었다"며 "남성을 기준으로 '장애가 있다'고 본 군의 처분에 문제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에서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심신 장애에 대한 판단 기준을 어떤 성별에 둘 것인지(①)'와 '변 전 하사의 유가족이 원고(변 전 하사) 자격을 승계할 수 있는지(②)'였다.


①에 대해 오 부장판사는 "성전환수술을 통한 성별의 전환 또는 정정은 사회에서 허용되고 있다"며 입을 뗐다. 이어 "변 전 하사가 법원에 성별정정 신청을 하고 이를 군에 보고했고, 실제로 법원에서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정정 허가를 한 만큼 심신장애 여부 판단은 당연히 여성을 기준으로 했어야 한다"고 했다.


변 전 하사의 강제 전역 처분은 육군 측이 그의 성별이 '남성'이라고 본 논리에서 비롯됐다. 남성으로서 성기 상실 등은 '심신장애에 해당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날 오 부장판사는 "성전환 후 변 전 하사의 상태를 여성 기준으로 한다면 전역 처분 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위와 같은 육군의 논리는 '잘못됐다'고 판시했다.


다만 오 부장판사는 "남성으로 입대해 복무 중 성전환 수술로 여성이 된 경우 계속 현역 복무를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 군의 특수성 및 병력 운용, 국방 및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성소수자의 기본적 인권, 국민적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 차원에서 정책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여지를 뒀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②에 대해서도 "유가족이 소송절차를 이어갈 권리가 있다"고 오 부장판사는 말했다. "원칙적으로 군 지위는 상속되는 것이 아니다"고 하면서도 "이 사건의 전역처분이 취소되면 급여 지급권을 회복할 수 있는 등 권리구제의 이익이 있다"며 소송수계가 적법하다고 봤다. 소송수계란 소송 중 당사자가 사망했을 때 소송절차 중단을 막기 위한 절차를 뜻하는데, 소송의 목적을 인정하는 법리를 확대 적용한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당연하고 상식적인 결과를 얻어내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오늘의 판결은 역사에 남아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와 육군은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군 측은 "재판부의 이번 판결을 존중한다"며 항소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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