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때 이민 갔을 뿐"…27년 만에 '병역기피자' 된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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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때 이민 갔을 뿐"…27년 만에 '병역기피자' 된 30대

2026. 02. 10 17:1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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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회피 '고의성' 부재 입증이 관건, 초기 대응이 중요"

10세에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30대 남성이 병무청에 병역기피자로 고발당했다./ AI 생성 이미지

10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가 현지에서 뿌리내리고 살던 30대 남성이 병무청 고발로 하루아침에 '병역기피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병역을 회피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항변하는 그에게 법률 전문가들은 '고의성' 입증이 사건의 명운을 가를 것이라며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회피할 목적 없었다"…27년 만의 병역 고발에 '날벼락'


1987년생 A씨의 평온했던 미국 생활은 최근 병무청의 고발 통보로 송두리째 흔들렸다. 1998년, 만 10세의 나이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현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직장까지 얻어 살아왔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한국에 돌아올 기반도 마땅치 않았다.


그는 "해당 이민은 제 의지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미성년자로서 보호자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습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한국 땅을 밟아본 기억조차 희미해진 그에게 '병역기피'라는 혐의는 청천벽력과 같았다. A씨는 "저는 병역을 회피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가진 적이 전혀 없으며, 병역 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국외에 체류한 사실 또한 없습니다"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고의성 부재가 핵심 쟁점…미성년 이주는 유리한 사정"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건이 병역 미이행 사실 자체보다는 '병역 기피의 고의성'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병역법은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이 인정될 경우 단순 무허가 체류보다 무겁게 처벌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미성년 시절 보호자의 결정으로 해외 이주를 했고, 이후 단 한 차례도 귀국하지 않은 채 생활 기반이 전부 미국에 있었다면 병역법상 ‘국외체류에 따른 회피 목적’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 역시 "병역법상 처벌은 병역의무를 인식하면서도 이를 회피할 의도가 있었는지를 전제로 하는데, 미성년 시절 보호자의 결정으로 해외로 이주했고 이후 한국에 주소나 생활기반이 전혀 없었던 점은 고의성 판단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섣부른 답변은 금물, 즉시 자료 확보부터"…초기 대응 '골든타임'


변호사들은 고발이 이뤄진 이상, 수사 초기 단계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섣불리 혼자 대응하다가는 혐의가 굳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는 "수사관에게 전화가 와서 사건에 대하여 묻는 경우 답변은 피하시고, 구체적인 답변은 변호사와 함께 출석해서 진술하겠다고 말하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혐의를 벗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자료 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법무법인(유한) 바른길 안준표 변호사는 "즉시 할 일은 병무청 민원포털 또는 재외공관을 통해 본인의 병적기록, 통지·고발 일자, 송달 방식, 현재 병역처분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동시에 출입국사실증명, 이민 당시 서류, 부모 이혼 및 양육 경위, 미국 체류·학적·납세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라고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형사처벌 피하고 신분 정상화까지…'두 갈래' 대응 필요


이 사건은 형사처벌을 피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불안정한 법적 신분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행정 절차까지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복잡한 과제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고의적인 병역 회피가 아니고 국방의 의무를 다 하겠다는 사실을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형사 절차에서 '고의 없음'을 인정받는 것과 별개로, 꼬여버린 병적 기록을 바로잡는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한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신분을 회복하게 된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형사 절차 방어와 함께 병적 상태를 법적으로 명확히 하고, 향후 국내 입국 시 발생할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행정 절차도 병행해야 합니다"라며 종합적인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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