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느라 핸들 놓았다... 여객선 좌초시킨 항해사 죄목은 '이것'
휴대폰 보느라 핸들 놓았다... 여객선 좌초시킨 항해사 죄목은 '이것'
휴대전화 보느라 수동 운항 구간에서 자동항법
무인도 들이받아 승객 27명 부상
부상 없어도 위자료 청구 가능

19일 오후 8시 17분경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267명이 탄 여객선이 좌초된 모습. /연합뉴스
칠흑 같은 밤바다,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267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이 무인도에 부딪혔다. 사고 원인은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배를 몰던 1등 항해사가 휴대전화로 딴짓을 하느라 운전대를 놓았기 때문이다. 좁고 복잡한 바닷길, 일명 '협수로'에서는 자동항법장치를 끄고 직접 키를 잡아야 한다는 기본 중의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스마트폰 삼매경'의 대가… 업무상과실치상죄 철퇴
해경 조사 결과, 항해사 A씨는 사고 당시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배는 방향을 틀어야 할 시점을 놓치고 말았다.
법조계에서는 A씨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형법 제268조에 따르면,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하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항해사는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협수로에서 전방을 주시하지 않고 딴짓을 한 건 명백한 주의의무 위반, 즉 과실이다.
죄목은 하나 더 늘어날 수 있다. 배가 무인도에 걸터앉아 사실상 운항 불능 상태가 되었으니 '업무상과실선박파괴죄'까지 검토될 수 있다. 267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탑승한 여객선 사고라는 점, 명백한 안전 수칙 위반이라는 점은 양형 과정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시적으로 조타실에서 자리를 비운 선장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부상자 치료비는 당연, 나머지 승객에 대한 피해보상은?
이번 사고로 승객 246명 중 2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지만, 정신적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부상 승객은 당연히 치료비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 여기에 입원 기간 동안 일하지 못한 손해(일실수입), 병원을 오가는 교통비, 그리고 사고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요구할 수 있다. 법원은 통상 이런 대형 사고 피해자에게 200만 원에서 1,000만 원 사이의 위자료를 인정하는 추세다.
부상이 없는 승객 또한 캄캄한 밤바다 한가운데서 배가 좌초되는 공포를 겪었다. 법조계는 신체적 부상이 없더라도 정신적 충격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본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공포"를 겪었다면, 50만 원에서 300만 원 수준의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다. 물론, 목적지까지 가지 못한 운임 환불과 대체 교통비 청구는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