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어머니 대신 민사소송⋯1심에선 가능했는데, 항소심에서는 왜 불가능?
아픈 어머니 대신 민사소송⋯1심에선 가능했는데, 항소심에서는 왜 불가능?
대여금 반환청구 민사 소송에 원고인 어머니 대신 참석했는데
'합의부'로 열리는 민사항소심은 대리소송 안 돼⋯본인이나 변호사가 참석해 변론해야

어머니를 대신해 민사소송을 진행했던 A씨. 그런데 항소심에서는 어머니를 대리할 수 없다고 한다. 왜 그런지 궁금하다. /셔터스톡
오래 전 지인에게 빌려준 1500만원을 받기 위해 A씨의 어머니는 결국 소송을 결심했다. 다만, 병석에 누워계신 A씨의 어머니를 대신해 A씨가 전적으로 소송을 진행했다. 그리고 얼마 전 대여금 반환청구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어머니의 지인은 항소했고, 조정기일이 잡혔다. 그런데 항소심은 1심과 달리 A씨가 소송을 대리할 수 없다고 했다. 반드시 원고인 어머니가 직접 참석하거나 변호사가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A씨는 정말 그런지, 왜 그런 건지 알고 싶다고 했다.
변호사들은 민사소송 항소심부터는 변호사만이 소송 대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세담의 박종민 변호사는 "민사소송법상 변호사가 아닌 사람도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는 사건은 '단독판사가 심리·재판하는 사건' 중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사건으로 제한된다"고 말했다.
민사소송법 제87조에 따르면 "변호사가 아니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다.
다만, 동법 제88조에서 단독판사가 심리ㆍ재판하는 사건 가운데 일정한 금액 이하인 사건에서 법원의 허락을 받으면 당사자와 친족관계인 사람 등이 대리할 수 있도록 예외 사항을 정해두었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1심과 달리 항소심은 합의부가 심리·재판하므로, 이에 따라 A씨가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김상배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도 "민사 항소심에서는 변호사 이외의 소송대리가 금지되어 있으므로, 변론기일에는 당사자 또는 소송대리인인 변호사가 출석해야 한다"고 했다.
일단 항소심 조정기일까지는 A씨가 어머니를 대리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그러나 이후로는 변호사 선임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는 "조정기일까지는 A씨가 어머니의 위임을 받아 출석할 수 있다"고 했다. "만약 조정이 되지 않는다면, 이때부터는 소송대리인(변호사)을 선임해야 한다"고 심 변호사는 말했다.
법무법인남강의 김재영 변호사는 "만약,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소송으로 판결을 받아야 한다"며 "아예 소송대리인을 선임해 조정과 변론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주었다.
"조정이 성립되면 소송비용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각자 부담하면 된다"고 김 변호사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