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무실 책상 밑 몰카, 가해자는 직장 동료...민사로 받을 보상액은?
내 사무실 책상 밑 몰카, 가해자는 직장 동료...민사로 받을 보상액은?
책상 밑에 카메라 설치한 직장 동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인 A씨는 자신의 회사 책상 밑에서 몰래카메라를 발견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가해자는 범행을 시인했고, 경찰은 그의 컴퓨터와 외장하드 등을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포렌식 결과, 촬영물은 나오지 않았다.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가해자는 국선변호사를 통해 처음엔 500만원, 그다음엔 700만원에 합의하자고 제안해왔다.
A씨는 합의를 거부하고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길 원한다. 하루아침에 직장도 못 나가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된 A씨. 촬영물이 없는데도 가해자를 처벌하고, 입은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
'촬영물 없다'는 결과…처벌도 없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촬영된 영상이 없어도 처벌은 가능하다. 카메라를 설치하는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촬영물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설치 행위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성폭력처벌법상 불법촬영 범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 역시 "포렌식 과정에서 불법촬영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가해자 자신이 설치한 것을 인정한 정황은 혐의가 인정되는 것에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고 봤다.
나아가 녹음 기능이 있는 카메라였다면 더 무거운 처벌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이엘 민경철 변호사는 "타인 간의 대화도 녹음될 수 있는 상황이고 이를 의도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도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법정형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이므로 벌금형은 나올 수 없고, 최소 집행유예 이상이 된다"고 짚었다.
700만원 합의 거절한 피해자…가해자, 기소 피할 수 있나
가해자는 A씨에게 700만원의 합의금을 제시하며 선처를 구하고 있다. 하지만 A씨가 합의를 거부하고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어, 가해자가 기소를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기소유예는 어렵다"며 "기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도 "수사 단계에서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기소유예는 어려운 상황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셔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는 이상, 검찰이 불기소(기소하지 않음) 처분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A씨가 엄벌탄원서 등을 제출해 처벌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피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원할 경우 기소유예처분의 선처를 받기는 쉽지 않다"며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취지의 진정서 등을 수사기관에 제출하면 형량을 상승시키는 데 좋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데…민사소송으로 받을 보상액은
형사 처벌과 별개로 A씨는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고통과 치료비, 일하지 못해 발생한 손해 등을 청구하는 것이다.
민사소송 제기 시기는 변호사들마다 의견이 조금씩 갈렸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지금 민사소송을 제기해도 된다"고 봤지만, 다수의 변호사는 형사재판 결과가 나온 뒤에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형사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선고되면 민사소송에서는 이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며 "형사소송 결과에 따라 민사소송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상 금액에 대해 김경태 변호사는 "정신적 피해, 치료비, 직장 이직으로 인한 손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되며, 유사 사례의 경우 통상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의 배상이 인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가해자가 제시한 합의금보다 더 큰 금액의 배상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