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3회 면허취소, 행정소송 구제 가능할까? 변호사 9인의 냉정한 진단
음주운전 3회 면허취소, 행정소송 구제 가능할까? 변호사 9인의 냉정한 진단
도로교통법 제93조의 벽은 높았다…대법원 판례에 비춰본 승소 가능성과 '절차 하자·생계 곤란' 등 예외 사유 입증의 중요성

음주운전 3회 적발로 운전면허가 취소돼 2년 간 운전대를 잡을 수 없게 된 A씨가 행정소송을 통해 구제받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챗 지피티 행성 이미지확률은
음주운전 3회 적발, 면허취소 2년…'90일의 골든타임' 안에 법원 설득 가능할까
세 번째 음주운전으로 2년간 운전대를 잡을 수 없게 된 운전자가, 행정심판마저 기각되자 법원에 마지막 희망을 걸 수 있을지 물었다.
법률 전문가 9인은 도로교통법과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실낱같은 가능성이 숨은 '틈새'를 조언했다.
법전에 새겨진 '면허취소'…도로교통법 제93조의 무게
2025년 2월, 통산 세 번째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 2년 처분을 받은 A씨. 2005년과 2012년의 전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행정심판 청구는 기각됐고, 형사재판에선 벌금 500만 원이 확정됐다. 그에게 남은 유일한 길은 법원에 처분의 부당함을 직접 호소하는 '행정소송' 뿐이다.
이러한 처분은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에 근거한다. 해당 조항은 2회 이상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을 한 경우 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면 행정심판 재결서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 즉 2025년 10월 10일경까지 소송을 제기해야만 한다. 이 '90일의 골든타임'이 지나면 불복할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
99%의 절망과 1%의 희망…9인 변호사들의 진단
A씨의 절박한 질문에 변호사 9인은 약속이라도 한 듯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음주운전 3회 적발에 따른 면허취소는 기속행위(羈束行爲·행정청에 재량권이 거의 없는 행위)에 가까워 승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잘라 말했다. 법률사무소 집현전 김묘연 변호사 역시 "인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역시 과거 판례를 통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증가와 그 결과의 참혹성을 고려할 때, 음주운전 재발을 막아야 할 공익상의 필요는 운전자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훨씬 크다"고 판시한 바 있다. 상습 음주운전자의 개인적 사정보다는 시민의 생명을 보호할 공익을 압도적으로 중시하는 법원의 확고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승소의 틈새? '절차의 흠'과 '가혹한 처분'을 노려라
하지만 변호사들은 1%의 가능성도 외면하지 않았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틈새 전략'은 두 가지다. 첫째는 처분 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파고드는 것이다. 경찰이 면허 취소 처분 전 당사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았거나, 처분 통지서 송달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를 근거로 처분 자체의 위법성을 다퉈볼 수 있다.
둘째는 이번 처분이 다른 사례에 비해 유독 가혹하다는 '비례·평등 원칙 위반' 주장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이전 적발과의 시간적 간격이 12년으로 매우 길고, 운전이 생계유지의 유일한 수단이거나 가족 부양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재판부가 재량권을 발휘해 처분을 감경할 여지가 아주 없지는 않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단순히 '먹고살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넘어, 면허취소가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회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는 점을 구체적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최근의 엄벌 추세를 고려할 때 이마저도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