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거절 무시한 직장 선배 스토킹, 법원 '해고 정당'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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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거절 무시한 직장 선배 스토킹, 법원 '해고 정당' 판결

2026. 02. 23 17:30 작성2026. 02. 24 08: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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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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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직급 같아도 나이·성비 불균형 등 '사실상 우위' 인정

중앙노동위원회 부당해고 재심판정 취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마지막 경고입니다."


수년에 걸친 명시적인 거절에도 일방적인 애정 공세를 멈추지 않은 직장 선배에게 법원이 철퇴를 내렸다. 단순한 구애를 넘어선 스토킹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며, 가해자를 해고한 회사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사건번호 2024구합69623)는 A 주식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사 소속 남성 버스 기사 B씨는 여성 동료 기사인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선물을 주거나 연락을 취하며 마음을 표현했다. B씨는 피해자보다 세 살이 많고 입사 경력도 2년 빠른 선배였다.


당시 A사의 버스 기사는 남성이 약 600명, 여성이 약 40명으로 남성 직원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구조였다.


피해자는 2020년 5월부터 명시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으나 B씨의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B씨는 피해자가 운행하는 버스에 탑승해 1시간 동안 머물다 집 앞에서 내리는 등 일방적인 행위를 이어갔다.


참다못한 피해자가 2021년 3월 B씨의 선물을 돌려주며 "주인 찾아가세요. 마지막 경고입니다"라는 메모를 남겼지만, B씨는 오히려 이를 단초로 두 사람이 사귄다는 소문을 사내에 퍼뜨렸다.


수백 번의 거절에도 무너진 일상, 그리고 스토킹 고발

갈등은 2022년 10월 폭발했다. 피해자가 거듭된 선물에 "연락하지 말라고 몇 년째 말하는데 못 알아듣느냐"고 항의하자, B씨는 피해자의 다른 행적을 들먹이며 비아냥거렸다. 피해자가 이를 사내 단체 대화방에 공론화하며 고통을 호소하자, B씨는 도리어 자신이 공개 망신을 당했다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회사 측은 두 사람의 근무조를 분리하고 B씨로부터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았음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결국 B씨를 징계 해고했다. B씨는 일련의 행위로 인해 수사기관으로부터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 청구까지 받은 상태였다.


엇갈린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판단, 핵심은 '관계의 우위'

해고된 B씨는 부당해고라며 구제를 신청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B씨의 손을 들어줬다. 가해자가 직위상 상위에 있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은 성립하지 않으며, 성희롱 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행정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B씨의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뿐만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에도 해당한다고 명확히 규정했다.


재판부는 직접적인 지휘 명령 관계가 아니더라도 '관계의 우위성'은 성립할 수 있다고 짚었다. 남성 직원이 절대다수인 직장 내 성비 불균형, 나이와 근속연수의 차이 등을 종합할 때 B씨가 직급 고하를 떠나 사실상의 우위성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고 인정한 것이다.


아울러 법원은 회사의 해고 처분이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명시적 거절에도 수년에 걸쳐 비위행위가 반복되었고, 통상적인 친밀감 표시를 넘어 스토킹 범죄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또한 회사와 피해자의 단계적인 조치에도 개전의 정이 없는 가해자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고용관계를 종료한 회사의 판단은 합리적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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