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75%' 삭감된 군인, '이중처벌' 호소…법조계 "다툴 여지 있다"
'월급 75%' 삭감된 군인, '이중처벌' 호소…법조계 "다툴 여지 있다"
보직해임 후 기소휴직 '연속 철퇴'…전문가들 "별개 처분이라 이중처벌 아니지만, 과도한 불이익은 행정소송 대상"

범죄 혐의로 보직해임과 기소휴직 처분을 받아 월급이 75% 삭감된 군인이 '이중 처벌'이라 호소했다/ AI 생성 이미지
월급이 75%나 깎였습니다…이건 이중 처벌 아닌가요?
한 직업군인이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다 보직해임에 이어 기소휴직 처분까지 받으며 월급이 4분의 1 토막 나는 상황에 처했다.
사건의 발단은 한 통의 고소장이었다. 직업군인 A씨는 형사사건에 연루돼 군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됐다. 얼마 후 그는 첫 번째 철퇴를 맞았다. 군인사법에 따라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현저히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며 보직해임 처분을 받은 것이다. 이 처분으로 A씨의 기본급은 50% 삭감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군 검찰이 A씨를 재판에 넘기자(기소) 두 번째 처분이 내려졌다. '기소휴직'이었다. 군인사법은 장기 2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되면 휴직을 명할 수 있도록 한다.
문제는 이 기소휴직으로 인해 A씨의 급여가 추가로 50% 삭감됐다는 점이다. 보직해임으로 반 토막 난 월급이 다시 반 토막 나면서, A씨 손에 쥐어지는 돈은 원래 기본급의 25%에 불과하게 됐다. A씨는 "두 번에 걸쳐 급여를 깎는 것은 한 사건에 대한 명백한 이중 불이익"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보직해임과 기소휴직, 무엇이 다른가?
법률 전문가들은 두 처분이 목적과 법적 근거가 다른 별개의 행정조치라고 설명한다. 보직해임은 군인이 비위 행위 등으로 인해 현재 맡은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내려지는 '인사 조치'다. 반면 기소휴직은 형사재판에 넘겨진 군인이 소송에 전념하게 하고, 군 조직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다.
육군 군검사 출신인 더신사 법무법인의 남희수 변호사는 "보직해임과 기소휴직 처분은 각각 다른 법적 근거에 따라 이루어지는 행정조치"라며 "형사처벌과도 별개"라고 설명했다. 즉, 한 사건을 계기로 두 가지 다른 성격의 행정조치가 순차적으로 이뤄졌을 뿐이라는 의미다.
월급 75% 삭감, 법적으로 '이중처벌'은 아니다?
이처럼 두 처분이 별개이기에, 각각의 처분에 따라 급여가 삭감되는 것 자체를 '이중처벌'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법무법인 세영의 김차 변호사는 "일반 공무원과 달리 군인에게는 기소휴직 제도가 별도로 존재해 차별점이 있다"면서도 "양자가 별개의 제도이므로 2중적인 불이익이 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불이익이 과중해진다는 점에서 문제는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덧붙이며 현실적인 어려움에 공감했다. 법리적 판단과 당사자가 체감하는 고통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살 길이 막막"…과도한 불이익, 다툴 방법은 없나?
그렇다면 A씨는 속수무책으로 상황을 감내해야만 할까. 전문가들은 '비례의 원칙'을 근거로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여지가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행정처분이 법적 근거를 갖췄더라도, 그로 인한 불이익이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지나치게 커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남희수 변호사는 "절차적 하자가 있거나 급여 삭감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선의 김우중 변호사 역시 "보직해임 및 기소휴직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집행정지 결정을 받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집행정지'란, 본안 소송의 결론이 나기 전까지 처분의 효력을 잠시 멈춰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절차다.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A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삭감된 급여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시 받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A씨가 '이중처벌'을 주장하며 처분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전략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대신, 두 처분이 중첩 적용되면서 생계유지조차 힘든 '과도한 불이익'이 발생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법원이 개별 처분의 합법성을 넘어, 그 중첩 효과가 개인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희생을 강요하는지를 어떻게 판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