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진료에 불법 판매까지…'위고비 성지'의 위험한 질주, 약사법·의료법 줄줄이 위반
1분 진료에 불법 판매까지…'위고비 성지'의 위험한 질주, 약사법·의료법 줄줄이 위반
"유튜브 보고 맞으세요" 부실진료에 불법 판매까지

서울 종로의 한 약국에서 관계자가 위고비 관련 안내문을 부착하는 모습. /연합뉴스
비만치료 주사제 '위고비'를 쉽고 싸게 처방해준다고 입소문이 나 환자가 몰리는, 이른바 '위고비 성지'를 둘러싸고 "환자 안전을 외면한 부실 진료와 불법 행위"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찾은 서울 시내의 한 '위고비 성지' 의원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 시간을 기다려 들어간 진료실에서 의사는 당뇨나 고혈압 여부 등 기본적인 문진도, 약물 유의사항에 대한 설명도 없이 처방전을 내줬다.
심지어 경향신문 기자의 체질량지수(BMI)는 약 23.5로, 위고비 처방 기준(BMI 30 이상 또는 동반질환이 있는 27 이상)에 해당하지 않았지만 문제 되지 않았다.
더 황당한 일은 처방전을 받은 뒤 벌어졌다. 병원 직원은 "약국보다 병원에서 사는 게 훨씬 싸다"며 개봉도 하지 않은 위고비 주사제를 직접 판매하려 했다. 이는 명백한 법 위반 행위다.
1분 진료와 유튜브 권유, 명백한 의료법 위반
의사의 부실한 진료는 의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충분한 문진 없이 이뤄진 1분 진료는 의료법 제17조 제1항이 규정한 직접 진찰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법원 판례는 직접 진찰을 단순히 환자를 보는 것을 넘어, 신뢰할 만한 진단과 처방을 내릴 수 있을 정도의 행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2022도14350 판결). 이를 어길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또한 "유튜브를 보고 맞으라"는 식의 무책임한 설명은 진료기록부 부실 기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환자의 증상과 치료 내용을 상세히 기록하도록 한 의료법 제22조 제1항 위반이며, 적발 시 1년 이내의 의사 면허자격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병원의 '원내조제 판매', 5년 징역까지 가능한 중범죄
더 심각한 문제는 병원의 의약품 불법 판매 행위다. 현행 약사법은 의사와 약사의 역할을 엄격히 분리해, 약국 개설자가 아닌 자의 의약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일부 병원들은 '주사제를 주사하는 경우' 의사가 직접 조제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약사법 제23조 제4항 제5호)을 악용한다. 하지만 이는 병원에서 의사가 '직접 주사 행위'를 할 때만 적용된다. 기자가 방문한 병원들처럼, 개봉도 하지 않은 제품을 환자에게 판매해 집에서 직접 맞게 하는 행위는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는 약사가 아닌 자가 의약품을 조제·판매한 명백한 불법 행위다. 약국이 아닌 곳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은 약사법 제44조 제1항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다.
수익 극대화를 위해 환자의 안전과 법질서를 내팽개친 '위고비 성지'의 위험한 질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정 의료기관에 처방이 집중되는 현상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보건의료 당국이 비만치료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