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진단서, 법정 증거 될까?…'소송 초보'를 위한 변호사 3인의 족집게 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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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진단서, 법정 증거 될까?…'소송 초보'를 위한 변호사 3인의 족집게 과외

2025. 12. 23 11:3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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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진단서 vs 법원용, 사진 제출 가능 여부부터 '업무 스트레스' 문구 기재 꿀팁까지…민사소송 증거 제출 A to Z

업무상 실수로 인한 민사소송에서 정신과 진단서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업무상 실수로 휘말린 민사소송, 스트레스로 받은 정신과 진단서가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업무상 부주의로 민사소송에 휘말린 A씨.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결국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

그의 손에 들린 진단서는 과연 법정에서 자신을 지켜줄 방패가 될 수 있을까. 소송이 처음인 A씨의 막막한 질문에 베테랑 변호사 3인이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비싼 '법원용' 진단서, 꼭 떼야 하나요?"


가장 먼저 부딪히는 현실적인 고민은 비용이다. A씨는 "비용이 높은 법원용 진단서를 꼭 제출해야 하나요? 일반 진단서는 인정되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최경섭 변호사(법무법인 인화)는 "일반 진단서도 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일반 진단서도 충분히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며 "비용을 고려하면 일반 진단서로 제출해도 무방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한 가지 포인트를 짚었다. "법원용 진단서는 소송 목적에 맞게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될 가능성이 높아 법원에서 더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일반 진단서도 증거 효력은 있지만, 재판부를 설득하는 '입증력' 측면에서는 상세하게 작성된 법원용이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선택은 당사자의 몫이지만, 일반 진단서로도 소송의 문을 두드리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스마트폰 사진 '찰칵', 이대로 내도 괜찮을까?"


전자소송이 보편화되면서 생긴 새로운 질문도 있다. A씨는 "진단서를 사진으로 찍어 입증서류에 첨부해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변호사들은 '가능하지만, 더 나은 방법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경섭 변호사는 "사진으로 첨부해도 되나, 가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스캔해서 제출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박성현 변호사도 "사진 제출은 가능하지만, 법원에서 원본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으므로 스캔하여 첨부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민사소송 등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다. 법원은 전자화문서가 원본과 동일함을 전제로 증거로 인정하기에, 내용 식별이 어려운 사진은 효력을 다투는 빌미가 될 수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스캔본이나 선명한 사진 모두 허용된다"면서도 "진단서 발급 시 '원본대조필' 도장을 받아두면 더욱 좋다"는 실무 팁을 전했다.


"'업무 스트레스' 문구 없으면 끝?…핵심은 '연결고리'"


A씨의 가장 큰 걱정은 진단서의 '문구'였다. "꼭 '업무상 스트레스 및 주의력 저하'라는 진단명이 들어가야만 증거로 인정되나요?" 그의 물음은 소송의 성패를 가를 인과관계 입증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이에 대해 김경태 변호사는 "반드시 그 표현이 들어갈 필요는 없다"며 "법원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를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우울장애'나 '적응장애' 같은 의학적 진단명이라도, 그 원인이 업무 스트레스에 있음을 다른 자료들과 함께 입증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물론 박성현 변호사의 말처럼 "해당 증상이 업무와의 관련성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의사에게 요청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의사는 환자의 요청대로 진단서를 써주는 사람이 아니다. 최경섭 변호사는 "의사가 허위내용의 진단서를 작성하는 경우 형사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단서의 모든 내용은 의사의 의학적 판단과 실제 진료기록에 근거해야만 한다.


"의사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스마트한 요청'의 기술"


그렇다면 의사에게 어떻게 요청해야 원하는 내용을 진단서에 담을 수 있을까. A씨는 "'지속적인 업무 스트레스 및 주의력 저하로 치료를 받았다'는 부분을 꼭 적어달라고 병원에 요청할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변호사들은 '요청은 가능하지만,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실제 상담 시 호소했던 증상을 토대로 의사가 판단하여 기재하게 된다"며 "당시 상담내용이 의무기록에 남아있다면, 그 내용을 토대로 진단서 작성을 요청할 수 있다"고 길을 제시했다.


이는 환자의 정당한 권리다. 진료기록에 근거해 "제가 상담 때 말씀드렸던 업무 스트레스와 주의력 저하 증상에 대해 진단서에 기재해 주실 수 있나요?"라고 정중히 요청하는 것은 가능하다.


박성현 변호사는 "병원 방문 시 소송의 목적을 설명하고 본인의 증상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는 진료기록을 확인하고, 자신의 전문적 판단에 따라 해당 내용을 진단서에 반영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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