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신고 일주일 지나서야 경찰 조사 착수…CCTV 증거가 삭제돼 버렸는데 어쩌지?
성추행 신고 일주일 지나서야 경찰 조사 착수…CCTV 증거가 삭제돼 버렸는데 어쩌지?
성범죄 물증인 CCTV 영상은 ‘형사증거 보전’ 신청해 주어야 안전
CCTV 증거가 사라졌어도, 신고 내역 등 정황 증거와 피해자 진술로 강제추행 혐의 인정될 수 있어

성추행 신고 1주일 후 경찰에 현장 CCTV를 확인해 보니 유일한 증거인 영상이 보관기간 경과로 삭제돼 있다. 이런 경우 어찌해야 할까?/셔터스톡
A씨가 아파트 현관에서 성추행당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현관에는 CCTV가 작동되고 있었기에, A씨는 증거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일이 바쁘다며 1주일 후에야 CCTV를 확인하러 나왔다.
관리실에서는 규정상 보관기간이 며칠밖에 안 돼서 해당 영상을 이미 폐기해 버린 상태였다. 유일한 증거를 잃어버린 A씨는 어처구니가 없다. 그가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경찰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등을 변호사에게 물었다.
변호사들은 성범죄 사건의 물증인 CCTV 영상이 보관기간 만료로 폐기돼 버리는 일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형사증거 보전’ 신청을 해 해당 영상을 확보해 놓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동광 민경철 변호사는 “성범죄에 대한 명백한 물증인 CCTV 영상이 보관기간 경과로 삭제되는 일은 흔하다”며 “경찰이 신고 즉시 해당 영상을 확인한다는 보장이 없기에, 피해자가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의자나 피해자가 영상을 요구해도 관리자가 개인정보를 이유로 거절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이러한 영상은 ‘형사증거 보전’ 신청을 해두어야 한다”고 민 변호사는 부연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도 “통상적으로 CCTV 영상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기 때문에, 증거 보전 신청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범죄 신고 후 1주일이 지나서야 경찰이 CCTV 영상을 확인하러 현장에 나온 것을 이유로 경찰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하 변호사는 “수사기관, 담당 수사관도 일정과 사정이 있으므로 이를 가지고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결정적 증거인 CCTV 영상이 삭제됐다고 해서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A씨를 위로한다. CCTV 영상이 있으면 좋겠지만, 영상이 없어도 A씨의 구체적인 피해 진술이 이루어진다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청진 임승빈 변호사는 “CCTV 증거가 사라졌어도 신고 내역 등 정황 증거와 피해자의 진술로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피해 진술”이라며 “변호사와 상의해 피해자 진술 시에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을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성범죄 사건의 경우 어느 쪽의 진술이 더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는지에 따라 결론 내려지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