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못 받고 자랐냐' 시모 폭언…5년 동업 남편은 외면했다
'사랑 못 받고 자랐냐' 시모 폭언…5년 동업 남편은 외면했다
시댁 돈 문제·모욕에 이혼 결심…전문가들 “남편 명의 가게, 기여도 입증하면 분할 가능”

시댁의 폭언과 이를 방관한 남편 때문에 이혼을 결심한 아내는 남편에게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 생활 5년, 시댁의 반복되는 금전 요구를 견디다 못한 아내가 처음으로 입을 열자 돌아온 것은 “결혼시킨 걸 후회한다”는 시어머니의 폭언이었다.
남편은 아내의 상처를 외면했고, 부부 사이는 돌이킬 수 없이 멀어졌다. 이혼을 결심한 아내는 남편 명의로 된 재산과 함께 일군 가게의 몫을 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시어머니의 폭언과 이를 방관한 남편의 책임을 물어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며, 명의와 상관없이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입증하면 정당한 몫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결혼시킨 거 후회된다"…5년 참았지만 돌아온 건 비수
결혼 생활 5년 차인 A씨의 가정은 시댁의 반복되는 금전 문제로 늘 위태로웠다. 몇백, 몇십만 원씩 빌려가고 갚지 않는 일이 3년간 반복됐다.
폭발한 A씨가 갚으라고 따져 돈을 모두 받아냈지만,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남편의 소극적인 태도에 지친 A씨는 결국 직접 나서기로 했다. 남편에게 "이번에는 내가 말하겠다"고 하자, 남편은 "하고 싶은 말 해서 속이 풀릴 것 같으면 해라"라며 사실상 방관했다.
A씨는 시댁에 최대한 좋게 "저희가 결혼생활 5년 동안 돈 문제로 싸우고 있다. 빌려 드릴 수 있고 빌려 가실 수 있는데, 갚는 것만 잘해 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시어머니의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시어머니는 "결혼 시킨 거 후회된다. 우리 집에서 널 받아 준 거다. 우리 아들이 불쌍하고 아깝다. 뭘 그렇게 잘못했냐. 네가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서 사랑 줄 줄 모르냐"며 A씨의 인격을 짓밟는 말을 쏟아냈다.
심지어 "내가 너를 당장 찾아간다"는 위협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후에도 시어머니는 "내가 말이 심했지만, 난 하고 싶은 말 한 거다"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처음엔 시댁과 연을 끊고서라도 잘 지내 보자던 남편의 태도도 점차 차가워졌다. 결국 A씨는 이혼을 결심하고 법률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시어머니 폭언, 위자료 받을 수 있나?…"남편의 방관이 핵심"
A씨의 가장 큰 궁금증은 시댁의 모욕으로 인한 위자료 청구 가능 여부였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일회성 폭언만으로는 시어머니를 상대로 위자료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윤석 변호사는 "일회성의 폭언만으로는 시어머니를 상대로 한 위자료 인정은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고, 한장헌 변호사 역시 1회성 발언만으로 시댁 상대 위자료나 이혼사유 인정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송인혁 변호사는 "폭언이 단 한 번이라도 그 내용이 인격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혼인 파탄의 원인이 되었다면, 민법 제840조 제3호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라며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남편의 책임을 중요하게 다뤘다.
정진열 변호사는 "시댁의 모욕적인 발언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음에도 남편이 적절히 중재하지 않고 방관했다면, 남편에게 혼인 파탄의 귀책사유가 인정되어 배우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위자료는 통상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사이에서 산정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결국 법정에서는 시어머니의 폭언 자체보다, 그 상황을 방치해 부부 관계를 깨뜨린 남편의 책임이 더 큰 쟁점이 될 전망이다.
"명의는 남편, 돈은 같이"…내 몫은 정말 없을까?
A씨의 두 번째 고민은 재산분할이었다. 결혼 5년 동안 함께 운영해 온 가게와 집 보증금 명의가 모두 남편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변호사는 "명의와 상관없이 재산분할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규희 변호사는 이혼 시 재산분할의 기준은 명의가 아닌 '재산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각자 얼마나 기여했는가'라고 강조했다.
A씨의 경우 5년이 넘는 결혼생활, 거의 동일한 초기 자금 투입, 5년간의 공동 노동 등 기여도가 명백하므로 50% 이상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선영 변호사는 "5년간 자금을 동등하게 투자하고 함께 가게를 확장해 온 사실은 계좌 이체 내역, 사업 관련 지출 증빙 등으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명의 때문에 자신의 몫을 포기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남편은 '사장님', 나는 '실업자'?…'영업 가치'까지 나눠야
마지막으로 A씨는 이혼 후 가게를 계속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입을 얻는 남편과 달리, 자신은 새로운 일을 구해야 하는 불공평한 상황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전문가들은 '미래 수익'을 직접 나누긴 어렵지만, '현재 가게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아 분할하는 방식으로 보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러 변호사들은 이혼 후 남편이 얻을 장래 수익 자체를 청구하긴 어렵다고 보았다. 그러면서도 정진열 변호사는 "다만 현재 운영 중인 가게의 영업권(권리금, 가치), 시설, 비품, 그리고 남편 명의의 보증금 등은 모두 현재 시점의 재산분할 감정 평가 대상에 포함됩니다"라고 밝혔다.
즉, 눈에 보이는 보증금뿐만 아니라 그동안 함께 쌓아 올린 가게의 무형적 가치까지 재산으로 보고 나누어야 한다는 의미다.
송인혁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A씨가 가게를 떠나 새 직업을 구해야 하는 불리한 사정을 피력해 영업권 가치를 높게 평가받거나 분할 액수를 추가로 받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부양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5년간의 땀이 깃든 가게에서 빈손으로 나올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