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다섯개' 리뷰 강요⋯사장님의 강요는 법적 문제 없음, 사장님의 댓글은 법적 문제 있음
'별 다섯개' 리뷰 강요⋯사장님의 강요는 법적 문제 없음, 사장님의 댓글은 법적 문제 있음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리뷰 별점 5점만 받는 음식점'과 관련해 법적인 문제가 없을지 변호사들과 확인해봤다. /셔터스톡⋅배달의 민족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별점은 5개(만점)만 받겠습니다."
이 문장은 배달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모든 업체들의 희망 사항을 적은 걸까? 아니다. 실제로 배달 앱 '배달의 민족'에 등록된 광주광역시의 한 음식점에 올라온 공지 사항이다.
이 업체 사장 A씨는 공지글에 영화 '킹스맨'의 대사 "Manners Maketh Man(매너가 사람을 만든다)"을 인용하면서 "평점을 깎을 목적으로 별점 낮은 리뷰를 작성하면 재주문이 거절된다"고 엄포를 놓았다. 낮은 별점을 주면, '비매너'로 간주하고 다시는 주문을 받지 않겠다는 얘기다.
심지어 "(그런 리뷰를 작성하면) 친분이 있는 해당 지역 모든 업소의 커뮤니티에 사례를 공유하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가했다. 자기네 음식점뿐만 아니라 인근 업소로부터 배달음식을 시키지 못하게 할 거라는 공언인 셈이었다.
실제로 해당 음식점 후기창에 "음식이 너무 매웠다", "오늘은 맛이 조금 썼다" 등의 이유로 별점 3점을 남긴 소비자들에게 A씨는 일일이 댓글을 달았다. "다음 주문을 받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그런 매너로 다음 기회가 있겠냐"는 댓글을 달았다.
이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자, A씨는 "제가 독단하고 아둔했던 것 같다"며 지난 8일 사과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한동안 공지글에 "별 다섯 개가 아니면 재주문이 거절된다"는 문구를 걸어뒀었다.
별점 3점을 준 소비자들의 모든 리뷰를 '비매너'라고 규정한 A씨. 솔직한 후기를 남겼다는 이유로 '재주문'을 막는다면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 건 아닐까. 이러한 A씨 행동이 법에 저촉되는 점은 없을지 알아봤다.
이를 본 변호사들은 소비자 입장에선 마땅히 화가 날 일이지만,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려운 행동이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장진우 변호사는 "이 사안만 봤을 때 법적 처벌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A씨 음식점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음식점이라면, (재주문을 거절하는 행위가) '협박죄' 혹은 '강요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며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법적 처벌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A씨 음식점이 그 지역에서 한 곳밖에 없는 음식점이라면, 소비자 입장에선 음식을 주문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만으로 '공포심'을 느낄 수 있다. 이 경우 A씨의 선언이 '협박' 혹은 '강요'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조건을 만족하는 음식점은 매우 드물다.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A씨의 행동은 헌법에서 보호하는 '영업의 자유'에 속한다"며 "관련 법에서 '거부 금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 않은 한, (A씨는 주문을) 얼마든지 거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동이라기보다는 영업의 자유에 속하는 정당한 권리행사로 볼 수 있다.
'별점 5점만 허용한다'는 원칙을 앞세워, 별점 5점으로 가득 찬 A씨 음식점 리뷰창.
이러한 A씨의 영업방식은 아무 문제 없을까. 이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 입장에선, 높은 평점만 보고 이 음식점이 "대단한 맛집"이라는 인상을 받기 쉽다.
그런 취지에서 소비자들을 오인하게 했으니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가 있는 건 아닐까. 이에 대해서도 변호사들은 "해당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보였다.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은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 광고 행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하거나 과장해서 광고하는 행위 등을 규제하는 조항이다. 이것을 위반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거나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장진우 변호사는 "단순히 별점 5개를 요구해서, 다른 소비자들을 오인하게 한 것으로는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별점을 매기는 행위나 후기를 남기는 행위를 악용하는 소비자들도 상당수 있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단순히 이 정도만 가지고 현행법 위반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취지다.
이 외에 A씨가 "고의로 낮은 평가를 주면, 방통위에 고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도 논란이었다. 애초에 방송통신위원회에다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한 데다, 다분히 '협박성' 발언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협박'에 해당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점주 입장에선 소비자의 그런 행동에 대해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렇다면 A씨는 아무 처벌도 받지 않게 될까. 그렇진 않다. 리뷰에 남긴 댓글 때문에 처벌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A씨는 별점을 낮게 준 리뷰 일부에 "그 주소에서 아이디만 바꿔서 자꾸 이러시네", "〇〇〇(다른 소비자)랑 같은 원룸에 사는 이유는 뭘까" 등의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갖고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심지어 "고의적으로 별점을 낮게 준 사람은 고소를 진행해서 개인정보를 알게 되면, 이를 지역 배달업소상공인회 커뮤니티에 공개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개인정보를 확보해 어디에 공개해버릴지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우리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를 직접 처리하는 사람' 뿐 아니라 그 사람으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게도 의무를 부과한다.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한 것이 골자다.
이를 어기면 상당히 강력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A씨 입장에서는 "우리는 고객의 실명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한시적으로 연결되는 050 번호로 제공받는다"며 "알고 있는 건 오직 집 주소뿐"이라고 항변할지 모른다. 하지만 집 주소만으로도 충분히 법 위반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집 주소는 "조합되면 명확히 개인의 식별이 가능한 정보"(2등급 개인식별 정보)다. 그 자체로 보호받아야 할 정보라는 말이다.
집 주소가 노출된 소비자들에게 A씨의 '험악한 댓글'이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를 공개할 것처럼 행동하는 건 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