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알바’의 덫, 내 통장이 보이스피싱 ‘현금 인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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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알바’의 덫, 내 통장이 보이스피싱 ‘현금 인출기’였다

2026. 03. 12 10:5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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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미끼에 계좌 정지... 변호사들 “즉시 자수 안하면 실형”

‘고수익 재택근무’ 제안에 속아 돈을 옮기다 금융사기 공범으로 몰리는 피해가 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텔레그램 지시대로 돈만 옮기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재택근무 제안. 500만 원을 이체한 순간 계좌는 ‘금융사기’ 꼬리표와 함께 꽁꽁 묶였다.


자신도 피해자라 믿었지만, 현실은 사기방조 혐의 피의자. 전문가들은 “범죄인 줄 몰랐다는 주장은 법정에서 통하기 어렵다”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실형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돈만 옮기면 끝”…500만 원 입금 후 멈춰버린 계좌


지난 1월 초, 한 시민은 ‘온라인 재택근무 사원 모집’ 문자를 받고 솔깃한 마음에 문의했다. 텔레그램으로 연결된 담당자는 간단한 업무를 제안했다. 계좌로 돈이 들어오면 비트코인으로 바꿔 지정된 주소로 보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10만 원, 20만 원의 소액으로 연습을 마친 뒤 500만 원의 ‘실무’를 진행했다. 하지만 고수익의 꿈은 잠시, 그의 계좌는 ‘금융사기 피해 신고’라는 이유로 모든 거래가 정지되는 악몽으로 돌변했다.


나는 피해자인가, 공범인가…'사기방조' 혐의의 덫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지만, 법의 잣대는 냉정하다. 김경태 변호사는 “안타깝게도 의뢰인께서 전형적인 금융사기 범죄 조직의 '대포통장 모집책'으로 이용되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사례는 최근 급증하고 있어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고 계십니다.”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현행법(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법)은 범죄에 이용된 통장을 ‘사기이용계좌’로 보고 즉시 지급정지시킨다. 범죄에 가담할 의사가 없었더라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김준성 변호사는 “대부분의 보이스피싱에 연루되신 분들이 상담자분과 같이 범죄에 가담한다는 의사는 없이 행위하게 됩니다. 하지만 검찰과 법원에서는 여러가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의자 및 피고인의 범죄의 고의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라고 지적했다. ‘몰랐다’는 항변만으로 사기방조죄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벗기 어려운 이유다.


"유일한 해법은 자진신고"…골든타임 놓치면 실형


꽁꽁 묶인 계좌를 풀고 혐의에서 벗어날 길은 없는 걸까. 법률 전문가들은 ‘자진 신고’와 ‘적극적인 수사 협조’가 유일한 탈출구라고 입을 모은다.


김경태 변호사는 “현재 상황에서는 즉시 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 자진 신고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기 조직에 속아 범죄에 이용되었다는 점을 소명하기 위해서는 문자메시지, 텔레그램 대화내용, 계좌거래내역 등 관련 증거를 모두 보존하셔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지급정지를 풀려면 계좌가 범죄와 무관함을 입증해야 하지만, 비정상적인 업무 방식 탓에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수사를 통해 사건이 종결되어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권민정 변호사는 “계좌 지급정지 해제를 위해서는 해당 계좌의 거래 내용에 대한 수사기관의 조사 및 법적 절차가 종료되어야 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안일하게 대응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을 수 있다. 김준성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관련 혐의가 적용되어 사기방조죄 등으로 처벌받게 된다면 집행유예 없는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도 많으니, 공판 단계에서부터 잘 대응을 하시길 바랍니다.”라며 신속한 법적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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