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따다' 체포된 고령자에게 1시간 20분 수갑 채운 경찰 "신체의 자유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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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따다' 체포된 고령자에게 1시간 20분 수갑 채운 경찰 "신체의 자유 침해"

2025. 10. 03 15:38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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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 우려 없는 고령자에게도 가혹한 공권력

경찰의 '과잉 장구 사용' 논란 재점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도주 위험이 없는 고령자에게 1시간 20분 넘게 수갑을 채운 것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판단이 나오면서, 경찰의 수갑 등 장구 사용 기준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경찰은 관내 절도 사건 빈발과 내부 지침을 근거로 해명했으나, 인권위는 현행 법령과 지침에 반하는 과잉 공권력 행사로 보고 해당 경찰서에 직무 교육을 권고했다.


고령의 피의자, 왜 장시간 수갑을 차야 했나

사건의 발단은 단순 절도 혐의였다.


인권위 결정문에 따르면, A씨는 지인의 감나무밭인 줄 알고 다른 사람의 밭에서 감을 따다가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A씨는 고령이었고, 담당 경찰관은 처음에는 수갑을 채우지 않았다.


그러나 파출소로 이동한 뒤 A씨에게 수갑이 채워졌고, 약 1시간 20분 동안 한쪽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채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A씨의 아들은 "고령이고 도주 위험이 없는 어머니에게 장시간 수갑을 채운 것은 지나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담당 경찰관은 당시 잦은 피의자 도주 사건과 내부 지침에 따라 수갑 등 경찰 장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했으며, 관내 단감 절도 사건이 많아 피의자 관리를 신중히 해야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A씨가 고령인 점을 고려해 양손이 아닌 한쪽 손목에만 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판단의 근거: '필요 최소한의 범위' 위반

인권위는 경찰관의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는 A씨가 고령이고 현장에서 도주하거나 폭력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경찰관의 장시간 수갑 사용이 현행 법령이 정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범죄수사규칙 및 수갑 등 사용 지침이 정한 원칙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 원칙적 해제: 경찰관서 내에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수갑, 포승 등 장구는 해제하는 것이 원칙이다.


  • 예외적 사용: 자살·자해·도주·폭행의 현저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장구를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볼 때, 고령이며 현저한 도주나 폭력 우려가 없었던 A씨에게 장시간 수갑을 채운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결론이다.


법적 기준 분석: 고령자는 '원칙적 미사용' 대상

이 사례를 법적으로 분석한 결과, A씨에 대한 수갑 사용은 법적 기준을 명백히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1. 수갑 사용의 법적 요건 위반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0조의2는 수갑 사용을 '필요한 한도 내에서' 허용하며, 이는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범위를 의미한다. A씨는 고령으로 도주 위험이 현저히 낮고 현장에서 저항이나 폭력성을 보이지 않아 필요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또한, 1시간 20분이라는 장시간 사용과 경찰서 내에서의 수갑 지속 사용은 비례성 원칙에도 위반된다.


2. 고령자에 대한 특별 배려 의무

특히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 등 경찰 내부 지침에는 고령자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명시되어 있다. 과거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인용된 구 규칙에 따르면, "고령자, 장애인, 임산부 및 환자 중 주거와 신분이 확실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는 자에 대하여는 수갑 또는 수갑․포승을 채우지 아니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현재 규칙(피의자 유치 및 호송 규칙) 역시 도주, 자해, 폭행 우려가 현저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수갑을 사용하도록 하여 고령자에 대한 엄격한 제한을 요구한다.


따라서 도주 위험이 현저히 낮은 고령자에게 장시간 수갑을 사용한 것은 이러한 특별 배려 의무와 법적 기준을 모두 위반한 것이다.


인권위의 '직무교육 권고'의 의미

인권위는 해당 경찰서장에게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갑 사용과 관련한 직무교육을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닌, 일선 경찰관들의 인권 감수성 부족과 장구 사용 지침에 대한 이해 미흡이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권위는 이번 사례를 통해 경찰관들이 '도주 방지'라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장구를 사용하는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과잉금지원칙과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를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제한하도록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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