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토토 먹튀' 불법인 줄 알면서 보낸 돈, 돌려받을 수 있을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대리토토 먹튀' 불법인 줄 알면서 보낸 돈, 돌려받을 수 있을까

2026. 08. 24 14:3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카드값 막으려다 '대리토토' 사기 피해

'불법에 제공한 돈은 못 돌려받는다'는 원칙이 발목 잡을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카드값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부업을 찾던 A씨. SNS에서 '대리 스포츠토토 베팅으로 돈을 불려주겠다'는 글을 보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돈을 보냈다.


하지만 이런 제안을 한 3명 모두 돈만 받고 연락이 끊기는 '먹튀' 사기꾼이었다.


A씨는 이들을 모두 신고하고 싶지만, 불법인 줄 알면서 돈을 보낸 자신이 오히려 처벌받거나 돈을 영영 못 돌려받게 될까 봐 불안하다.


A씨는 이들을 사기죄로 처벌하고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고수익' 미끼로 돈 받은 뒤 잠적…전형적 '먹튀' 수법

A씨는 카드값 등 급한 돈을 해결하려다 SNS에서 '대리토토'로 고수익을 내준다는 말에 속아 3명에게 연달아 사기를 당했다. 이들은 A씨에게 돈을 받은 뒤 약속한 베팅이나 수익금 정산 없이 잠적했다.


A씨는 상대방이 입금받은 돈으로 실제 도박을 하지 않고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면 사기죄가 되는지 궁금했다.


변호사들은 처음부터 돈을 돌려줄 생각이나 능력 없이, 속여서 돈을 받았다면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상대방이 실제 도박 여부와 관계없이 수익 창출을 미끼로 돈을 편취한 것이라면 사기죄는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돈으로 실제 도박을 전혀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면 '대리베팅' 자체가 허위였을 가능성이 커 사기 성립 쪽으로 정리될 여지가 크다"고 봤다. 다만, 이 변호사는 가해자가 "처음에는 해보려 했는데 결과가 나빠져서 못 줬다"는 식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지적했다.


가장 큰 쟁점 '불법원인급여'…돈 돌려받을 수 있나

사기죄 성립과 별개로 A씨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는 법적으로 더 복잡한 문제다. 불법 도박을 할 것을 알면서 건넨 돈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민사상 반환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무제 홍원표 변호사는 "대리토토 자체가 불법 원인 급여에 해당할 수 있어 민사상 원금 회수가 차단될 위험이 있다"면서도 "상대방의 기망 행위를 입증해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채권을 확보하는 쪽으로 우선순위를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불법 도박에 참여하려 한 A씨의 잘못보다 돈을 가로챌 목적으로 A씨를 속인 사기꾼의 불법성이 훨씬 크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원은 불법 도박 자금인 줄 알고 돈을 받았더라도, 상대를 속여서 받은 것이라면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피해자가 도박자금으로 송금했더라도, 상대방이 기망으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 재물을 제공받게 했다면 사기죄는 성립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시가 있다"고 짚었다.


형사 고소로 가해자 압박해 합의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

변호사들은 피해 회복을 위해선 우선 증거를 모아 형사 고소를 진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해자가 처벌받을 위기에 놓이면, 형량을 줄이기 위해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수사과정에서 상대방의 혐의가 인정 된다면 합의를 통해서 모든 피해를 회복 하실 수도 있다"며 "피해금액이 적지 않아 실형이 선고될 위험성도 높기 때문에 돈을 마련해 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주동자들뿐 아니라 계좌 주인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혹은 사기 방조범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함께 고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사기는 대포통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가해자 특정이 어렵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검거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변호사들은 대화 내역, 송금 기록 등을 빠짐없이 챙겨 신속히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