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은 돌려줬는데…‘임차권등기’ 족쇄 푸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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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은 돌려줬는데…‘임차권등기’ 족쇄 푸는 법

2026. 04. 30 10:5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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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거일에 보증금 전액 송금, 그러나 세입자는 등기 말소 거부…왜?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했음에도 세입자가 임차권등기를 말소하지 않을 경우, 집주인은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 취소 신청'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계약이 끝나 이사 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모두 돌려줬지만, 세입자가 설정한 ‘임차권등기’가 말소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는 집주인의 사연이다.


세입자는 장기수선충당금 등 다른 금전 문제를 이유로 들며 버티고, 집주인은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도, 집을 팔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보증금 반환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임차권등기 분쟁의 해법을 11명의 법률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시작된 갈등, 퇴거 전 찍힌 ‘임차권등기’


사건의 발단은 2026년 2월, 임대차 계약 만료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대인 A씨는 계약 종료를 원했지만, 세입자 B씨는 “이사 갈 집을 구하지 못했다”며 4월까지 거주를 요청했다. A씨는 이를 묵인했다.


문제는 B씨가 퇴거하기 전, A씨와 별도 합의 없이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등기를 마친 것이다. 이후 B씨는 본인이 통보한 2026년 4월 17일 퇴거했고, A씨는 같은 날 보증금 전액을 반환했다.


하지만 B씨는 보증금을 받고도 현재까지 임차권등기를 말소하지 않고 있다.


B씨가 등기를 신청한 것 자체는 위법일까? 다수 전문가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본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계약 종료가 도래했고 반환이 지연될 우려가 있으면 임대인 동의 없이도 가능합니다. 거주를 연장해 준 사정만으로 등기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계약 종료 후 보증금 미반환' 상태가 충족되면 신청 요건이 성립하기에, 등기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보증금 갚았으니 끝?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지적하는 지점은 ‘보증금 전액 반환 이후’다. 보증금이 지급된 순간, 임차권등기는 존재 이유를 상실한다.


법무법인 테헤란 황인 변호사는 “보증금을 전액 반환한 이상 임차권등기 존속 근거가 소멸했습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이제 말소는 임차인의 의무가 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판례 역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가 ‘임차인의 임차권등기 말소 의무’보다 먼저 이행돼야 한다고 본다(선이행의무). A씨가 보증금을 모두 돌려준 이상 이제는 B씨가 등기를 말소할 차례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소해야 할까?


법무법인 정향 임정엽 변호사는 “임대인께서는 임차권등기명령 취소 신청을 통해 대응하셔야 합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이뤄진 등기이므로, 임차인에게 직접 말소를 청구하는 소송이 아니라 법원에 ‘취소 신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 역시 “해당 법원에 임차권등기취소 신청을 하여 말소하여야 할 것”이라고 같은 해 법을 제시했다.


“수리비부터 정산” 세입자의 버티기, 법적 근거 있나


B씨는 장기수선충당금을 못 받았다는 이유로, A씨는 집 파손에 대한 원상회복 비용을 받아야 한다고 맞선다. 이처럼 남은 돈 문제가 임차권 등기 말소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답변은 단호하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장기수선충당금이나 원상복구 비용 문제는 별개의 채권입니다”라며 이를 이유로 임차권등기 말소를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근거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게이트 정덕 변호사 역시 “장기수선충당금은 임대차 종료 시 정산 대상일 뿐 보증금 반환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채무가 아니며, 더욱이 보증금이 이미 전액 반환된 이상 임차권등기 존속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결국 이 돈 문제는 등기 말소와는 별개로, 추후 상계 정산을 하거나 별도의 소송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손해배상 청구, 가능하지만 ‘만능열쇠’는 아니다


등기 말소가 지연되면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등 손해가 발생했다면 배상받을 수 있을까?


법무법인 게이트 정덕 변호사는 “부당한 등기로 인한 손해(공실 손해, 매매·재임대 차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합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손해배상 청구가 언제나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제공된 법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우리 법원은 “임차권등기 말소는 임대인이 스스로 법원에 ‘취소신청’을 하여 해결할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판례도 있다.


즉, 임대인이 말소를 위한 법적 조치를 신속히 취하지 않은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손해배상을 주장하기 전에, 보증금 반환 내역 등 명확한 증거를 갖추고 신속하게 말소 절차부터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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