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에 둔기 걸어둔 30대, '공공장소 흉기소지죄' 처벌 가능할까?
현관문에 둔기 걸어둔 30대, '공공장소 흉기소지죄' 처벌 가능할까?
경찰, 부재중 거치 행위에 대한 형법 및 경범죄 처벌법 적용 요건 검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경기 부천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생활 소음에 불만을 품고 현관문에 둔기를 걸어둔 30대 남성 A씨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A씨의 행위에 대해 신설된 형법상 공공장소 흉기소지죄와 경범죄 처벌법 위반 중 어떤 혐의가 적용될지 법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웃 신고로 압수된 둔기, 자진 출석한 피의자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3시 53분경 부천시 원미구 소재 오피스텔 자신의 집 현관문 문고리에 고무줄로 둔기를 묶어 걸어두었다.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둔기를 압수했다. 단, 발견 당시 A씨는 집을 비운 상태로 현장에 없었다.
경찰은 관리사무소를 통해 A씨의 연락처를 확보해 출석을 요구했다. 자진 출석한 A씨는 생활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경고 차원에서 둔기를 걸어두었다며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현재 경찰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고, 혐의를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설된 형법 제116조의3, '소지' 요건 충족 한계
사건의 핵심 쟁점은 2025년 4월 신설된 형법 제116조의3 공공장소 흉기소지죄의 성립 여부다. 해당 조항은 공공장소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이를 드러내어 공중에게 불안감을 일으킨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피스텔 복도는 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으로 공공장소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또한 둔기를 문고리에 묶어둔 행위는 흉기를 외부에 드러내 불안감을 조성한 요건을 일부 충족한다.
그러나 A씨가 현장에 없었다는 점이 변수다.
기존 판례에 따르면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는 피고인이 직접 흉기를 손에 쥐거나 몸에 지닌 상태를 법률상 소지로 인정해 왔다. 행위자가 부재중인 상태에서 물건을 걸어둔 간접적 행위를 동일한 소지로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법리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범죄 불안감 조성 우회 적용, 엄격한 법리 해석 필요
형법 적용이 어려울 경우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9호 불안감 조성 혐의 적용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는 정당한 이유 없이 거칠게 겁을 주는 행동으로 타인을 불안하게 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이다.
A씨의 소음 불만은 둔기를 걸어두는 행위를 정당화할 사유가 되지 못하며, 이웃이 신고한 사실에 비추어 불안감 조성 요건 자체는 충족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법원은 형벌법규의 확장 및 유추해석을 경계하며 경범죄 처벌법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기존 유죄 판례들은 대부분 행위자가 직접 현장에서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거나 위협적인 언동을 한 사례들이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둔기를 설치한 행위가 조항에 명시된 몹시 거칠게 겁을 주는 행동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 특정인에 대한 해악의 고지가 불분명하여 형법상 협박죄 적용 역시 쉽지 않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