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쓴 소개팅, 돌아온 건 금전 요구뿐
300만원 쓴 소개팅, 돌아온 건 금전 요구뿐
120번 매칭 후 남은 상처…소개팅 앱 사기, 법적 쟁점은?

한 남성이 1300만 원을 낸 소개팅 앱에서 120번 넘는 유료 매칭 서비스를 받은 뒤 사기 피해를 주장했다. / AI 생성 이미지
“적극적인 상대를 소개해 주겠다”는 말에 1300만 원을 썼지만, 돌아온 것은 4일 만의 연락 두절과 금전 요구뿐이었다. 한 남성이 120번이 넘는 유료 매칭 서비스에 거액을 쓴 뒤 사기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법률 전문가들은 ‘단순 불만’과 ‘조직적 사기’의 경계가 뚜렷해야 한다며, 형사상 사기죄 입증은 까다로울 수 있지만 업체의 구조적인 기망 행위가 증명되면 피해 회복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한 남성의 사연을 통해 유료 소개팅 서비스의 어두운 이면을 들여다본다.
120번의 기대, 1300만원의 눈물
진지한 만남을 꿈꿨던 한 남성은 소개팅 앱에 1300만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매니저들은 “적극적이다”, “진지하게 연애하고 싶어 한다”며 여성을 추천했고, 그는 회당 99,000원을 내며 120번이 넘는 매칭에 응했다.
하지만 현실은 참담했다. 연결된 여성들은 대화에 소극적이었고, 길게는 반나절이 지나서야 답장을 보냈다. 대부분의 관계는 4일을 넘기지 못하고 여성의 일방적인 연락 두절로 끝났다.
어렵게 성사된 3~4번의 실제 만남에서도 여성들은 30분 이상 대화를 이어 가지 않았고, “선물 사 달라”, “돈 줄 수 있냐”는 말을 할 때만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남성은 “1300만 원 이상의 피해금 전액과 피해보상금 500만 원, 총 1800만 원 이상을 받고 싶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의 손에는 매니저와 나눈 대화, 여성들과의 메신저 내용, 120번이 넘는 계좌 이체 내역 등 방대한 증거가 들려 있었다.
'사기죄'의 높은 벽…“이것이 입증돼야”
법률 전문가들은 피해자의 사정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형사상 사기죄로 처벌하기는 생각보다 까다로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매칭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장헌 변호사는 “소개팅 매칭 서비스에서 ‘적극적이다·연애 의지가 있다’는 설명과 실제 매칭 결과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는 보통 형법상 사기죄 인정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범죄가 되려면 업체가 처음부터 돈을 가로챌 목적으로 소비자를 속였다는 ‘고의성’이 입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기현 변호사 역시 “단순히 소개 상대가 적극적이지 않았거나 기대와 다른 만남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사상 사기로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 사건이 단순 서비스 불만을 넘어 조직적인 사기 행위였음을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다.
조재황 변호사는 “매니저 과장 멘트가 내부 지침에 따른 반복 영업이었는지, 가짜 회원·보조인력이 개입했는지, 환불 회피와 단기간 연락두절이 체계적으로 이어졌는지가 핵심입니다”라고 강조하며, 확보된 증거들이 업체의 조직적 기망 행위를 밝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해금 회수, 현실적인 방법은?
그렇다면 1300만 원이 넘는 피해액을 돌려받을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유효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준성 변호사는 “고소 이후 수사과정에서 상대방의 혐의가 인정 된다면 합의를 통해서 모든 피해를 회복 하실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형사 고소가 상대를 압박해 합의 테이블로 끌어내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업체가 “돈이 없다”며 버틸 경우에 대비한 전략도 제시됐다. 고준용 변호사는 고소와 동시에 업체의 계좌를 묶어두는 ‘가압류’ 등 채권 보전 조치를 검토해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해자가 원하는 1800만 원 전액 회수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지급한 금액의 70~80%가량을 환불받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삼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일부 인정받더라도 1800만원 전액을 돌려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