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경고, 가해자 해임은 시작일 뿐… 2차 가해 ‘10배 역공’ 전략은?
변호사의 경고, 가해자 해임은 시작일 뿐… 2차 가해 ‘10배 역공’ 전략은?
회식 장소 성희롱부터 신고 후 보복 조치까지
변호사가 조언하는 가해자 엄벌과 실질적 손해배상 이끌어내는 법적 필승 전략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 내 성희롱은 더 이상 사무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갇혀 있지 않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에 따르면 성희롱의 성립 여부는 장소가 아니라 업무 관련성이 핵심이다.
출장지, 회식 장소, 기업 행사 등은 물론 사적인 공간에서 발생한 일이라 하더라도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이 있다면 성희롱으로 인정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법률사무소 리브 조범수 변호사는 "성희롱 성립의 핵심은 가해자의 의도가 아닌 피해자가 느낀 성적 수치심과 업무 연관성"이라며 "최근에는 퇴근 후의 SNS 메시지나 사적 만남 요청 등 비대면·일상적 영역에서 발생하는 행위도 업무상 위계가 작용했다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판례를 통해 드러난 가해자들의 행태는 상상을 초월한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2024. 8. 21. 선고 2021가합103780) 사례에서는 권역외상센터의 한 의사가 간호사 27명을 상대로 수년간 "꼬맹아", "아가야"라 부르며 머리카락을 만지거나 등을 쓰다듬는 등 지속적인 성희롱을 일삼았다.
제주지방법원 사례(2023. 4. 5. 선고 2021나13431)에서도 상급자가 야외에서 하급자를 뒤에서 안으려 하거나 복도에서 팔을 잡고 주무르는 등의 행위가 문제가 되었다. 변호사들은 이러한 신체 접촉뿐만 아니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모든 언동이 법적 처벌 대상임을 강조한다. 조범수 변호사는 "단순한 친근감의 표시였다는 가해자의 주관적인 항변은 위계 관계가 존재하는 직장 내 상황에서 정당화될 수 없으며, 법원은 갈수록 성인지 감수성을 바탕으로 피해자의 입장을 엄격하게 반영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신고 후 '보복 고소'에 역공... 변호사가 위자료 5배 끌어올린 비결
많은 피해자가 신고를 주저하는 이유는 신고 이후 닥쳐올 보복, 즉 2차 가해 때문이다. 하지만 법은 피해자의 편이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성희롱 신고자에게 해고, 징계, 왕따, 폭언 등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만약 사업주가 이를 묵인하거나 오히려 불이익을 준다면 이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가 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특히 제주지방법원 판례는 2차 가해에 대한 강력한 경종을 울렸다. 가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부인하며 피해자를 명예훼손과 무고죄로 맞고소하자, 법원은 이를 악의적인 2차 가해로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성희롱 자체에 대한 위자료는 200만 원이었으나, 보복성 고소에 대한 위자료가 800만 원 책정되어 총 1,000만 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변호사들은 "불리한 조치가 성희롱과 무관하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은 사업주에게 있다"고 설명한다. 즉, 피해자는 보복 조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법적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가해자뿐만 아니라 사업주의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
27명 집단 피해부터 징역형까지... 가해자 퇴출하는 '무관용' 판결 속출
성희롱 가해자가 받게 되는 처벌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법원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으며, 해고나 파면 등 중징계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서울행정법원 2022. 8. 19. 선고 2021구합53306 판결).
형사처벌 사례도 눈에 띈다.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2021. 7. 13. 선고 2021고단112)은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추행한 감독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앞서 언급한 대학병원 교수는 벌금 1,500만 원의 형사처벌과 함께 피해자 27명에게 각 700만 원씩, 총 2억 원에 가까운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신속한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다. 성희롱 발생 일시와 장소를 기록하고, 동료 목격자의 진술이나 문자 메시지, 녹취록 등을 수집해야 한다. 조사 과정에서의 비밀유지 의무(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7항) 위반 여부도 꼼꼼히 따져야 추가적인 피해를 막고 승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