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위치추적기까지” 이혼 후에도 계속된 전남편의 집착, 처벌은?
“차에 위치추적기까지” 이혼 후에도 계속된 전남편의 집착, 처벌은?
위치정보법·스토킹처벌법 모두 해당
보복 두려워도 정식 고소와 신변보호 조치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혼한 전남편이 자신의 차량에 위치추적기까지 설치하며 스토킹과 협박을 일삼자 여성 A씨는 극심한 공포에 떨고 있다. 남남이 된 이후에도 계속되는 전남편의 집착은 단순한 괴롭힘을 넘어 명백한 범죄의 영역으로 치닫고 있다.
A씨와 전남편이 법적으로 완전히 갈라선 것은 올 2월. 혼인 기간 중 이어진 남편의 언어폭력과 의처증이 이혼의 도화선이 됐다. 결정적으로 지난해 7월,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배신감에 무너졌다. 이후 A씨 역시 일탈 행동을 했고, 두 사람은 ‘쌍방 과실’을 인정하며 협의이혼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혼은 끝이 아니었다. 전남편은 아이를 본다는 핑계로 A씨의 집을 드나들었고, 자신을 미행했다고 서슴없이 털어놓기까지 했다.
3주 전, A씨는 대화를 통해 “다시는 미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그 약속은 허공으로 흩어졌다. 바로 어제 아침, 자신의 차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위치추적기를 발견한 것이다. 일련번호 스티커는 고의로 떼어진 상태였고, 배터리는 완충에 가까웠다. 다시 부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섬뜩한 증거였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보복이 두려워 정식 고소는 망설이고 있다.
내 차에 몰래 단 ‘위치추적기’, 어떤 처벌 받나
변호사들은 전남편의 행위가 여러 법률을 위반한 중범죄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A씨 동의 없이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설치한 행위는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본인 동의 없이 위치정보를 수집한 것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라며 “특히 식별번호를 제거했다면 고의성과 은닉 의도가 뚜렷해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치추적기 자체는 범죄의 직접적인 증거가 된다. 변호사 유희원 법률사무소의 유희원 변호사는 “범죄 증거를 계속 수집하기 위해 당분간 위치추적기를 제거하지 말고, 상대가 몰래 수거해갈 수 있으니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 증거를 남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끊이지 않는 협박과 미행…‘스토킹 범죄’ 성립할까
이혼 후에도 지속된 미행과 감시, 협박은 ‘스토킹처벌법’으로 다스릴 수 있다.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지켜보는 행위를 반복하면 스토킹 범죄가 성립한다. 이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심각한 범죄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미행 금지 약속을 어기고 위치추적기까지 설치한 점은 반복성과 계획성이 인정될 수 있어 실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보복이 두려운데… 안전하게 대응할 방법은?
A씨처럼 보복이 두려워 고소를 망설이는 피해자가 많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단호한 법적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에스엘의 이성준 변호사는 “유사 판례를 볼 때, 가해자는 징역형(집행유예 가능)과 함께 보호관찰, 재범예방강의 수강 등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법적 절차를 통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정식 고소와 함께 신변 안전 조치를 확보하는 것이다. 경찰에 스토킹 범죄로 정식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보복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 ‘신변보호조치’를 요청해야 한다. 동시에 법원에 ‘접근금지 임시조치’를 신청해 전남편이 집이나 직장 근처로 접근하거나 연락하는 것 자체를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