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 소송은 끝났지만…'성관계 영상' 공포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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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 소송은 끝났지만…'성관계 영상' 공포는 끝나지 않았다

2026. 03. 23 11:3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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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금 냈는데도 끝나지 않은 불안…'증거 보관'이냐 '불법 소지'냐

상간 소송 후 상대가 사생활 영상을 삭제하지 않아 고통 받는 여성을 위해, 법률 전문가들은 내용증명 발송을 시작으로 불응 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고소 등 단계적 법적 대응을 조언했다. / AI 생성 이미지

상간 소송의 대가를 모두 치렀지만, 과거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이 여전히 상대의 손에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 여성의 일상은 공포로 변했다.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증거를 보관 중이라는 상대방.


소송이 끝난 증거물을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은 합법일까, 아니면 그 자체로 또 다른 범죄일까?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디지털 족쇄에 채워진 피해자의 절박한 호소에 법조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상간녀라는 이유로 이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야 하나요?"


A씨는 지난 2025년 9월, 상간 소송에서 화해 권고 결정을 받고 판결금까지 모두 지급했다. 이 사건으로 원고 B씨는 물론 A씨 자신도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그렇게 모든 관계가 정리된 줄 알았지만, 진짜 공포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B씨의 전 남편으로부터 "B씨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아직도 증거물(성관계 영상 및 사진 등)을 보관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말을 전해 들은 것이다.


A씨는 "이미 끝난 일에 B씨가 아직도 저의 성관계 영상과 사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해 정보 유출과 민원이 생길까 봐 불안합니다"라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저는 상간녀라는 이유로 이 불안감을 가지고 계속 살아야 하나요?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이 있을까요?"라고 물으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움을 구했다.


유포 안 하면 괜찮다? vs 보관만으로도 불법이다!


A씨의 절박한 질문에 변호사들의 의견은 크게 갈렸다. 일부는 당장 법적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을 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증거수집 과정에서 위법성이 없었다면, 현재 보관 중이라도 이를 유포하거나 하지 않는 다면 문제삼기는 힘들어 보입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와 법률사무소 수훈 이진규 변호사 등도 유포와 같은 직접적인 불법 행위가 없다면 문제 삼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반면, 다수의 변호사들은 보관 행위 자체가 이미 위법의 소지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태 변호사는 "성관계 영상이나 사진과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소송 종결 후에도 계속 보관하는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라고 단언했다. 소송 목적이 사라진 이상, 증거 보관의 정당성도 소멸했다는 것이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추은혜 변호사 역시 "소송이 종료된 후 성관계 영상과 사진을 보관하는 것은 불법이며, 법적 조치가 가능합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사건에 전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이엘 민경철 변호사는 영상의 확보 경위 자체를 문제 삼았다.


민 변호사는 "아무리 상간자 소송을 한다고 할지라도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거나 촬영물을 취급하는 것은 명백히 불법입니다"라고 강조하며, 촬영 자체가 불법이었다면 촬영자와 유포자 모두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 또한 "상대방(상간남)이 성관계 촬영 시 의뢰인의 허락 없이 몰래 촬영하였다면 범죄입니다"라며 촬영의 위법성을 따져 고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불안의 사슬을 끊기 위한 법적 대응 3단계


전문가들은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계적인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 첫 단계는 '공식적인 삭제 요구'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는 "A씨가 지금 말한 사실관계 및 팩트를 정리해서 내용확약을 해두어야 합니다"라며, 추후 법적 다툼을 위해 사실관계를 문서화하고 공식적으로 삭제를 요구하는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변호사를 통해 '개인정보 삭제 요구'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이는 상대방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는 동시에, 불응 시 소송에서 유리한 증거로 활용된다.


만약 상대방이 삭제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이라는 칼을 빼 들어야 한다. 심규덕 변호사와 박성현 변호사 등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나 성폭력처벌법상 '불법촬영물 소지죄' 등으로 형사 고소가 가능하다고 봤다.


또한 B씨의 발언처럼 유포 가능성을 암시하며 협박할 경우 '촬영물 이용 협박죄'도 성립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불법적인 영상 보관으로 인해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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