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위반'이라며 계정 정지 예고한 플랫폼…이유는 안 알려주는데 어떡하죠?
'정책 위반'이라며 계정 정지 예고한 플랫폼…이유는 안 알려주는데 어떡하죠?
중고폰 판매자, '카탈로그 매칭 위반' 7일내 소명 요구받아…변호사들 "기한 내 대응이 최우선"

온라인 플랫폼에서 계정이 부당 정지된 판매자는 7일 내 소명해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올해 4월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해 중고 휴대폰 판매를 시작한 A씨는 최근 플랫폼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이메일을 받았다. '정책 위반 행위가 확인되어 계정 정지 및 모든 상품이 판매 중지될 예정'이라는 통보였다.
플랫폼이 밝힌 위반 사유는 '카탈로그 매칭 관련 이용 정책 위반'. 하지만 A씨는 어떤 상품이, 어떻게 정책을 위반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안내받지 못했다. 그저 7일 안에 정책 위반 사실이 없음을 입증할 자료를 내라는 요구만 반복됐다.
A씨는 그동안 플랫폼의 지침에 따라 별점과 주문이행률을 꾸준히 관리해왔다. 어떤 상품이 문제인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A씨는 이제 막 시작한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A씨는 어떻게 이 막막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유는 알려줄 수 없다"…7일 시한폭탄, 첫 단추는 '소명'
변호사들은 우선 플랫폼이 정한 7일의 소명 기한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대응을 하든 기한을 넘기면 계정 정지가 확정돼 이후 대응이 훨씬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평정 김단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7일 기한 내에 소명자료를 제출하는 것"이라며 기한 준수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 역시 "7일의 소명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공식 소명서를 제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무엇을 소명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소명서에 '어떤 상품이 어떤 기준에서 위반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해 달라'는 요청을 명시적으로 포함하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어떤 상품이 문제인지 특정해 달라고 서면으로 재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적으로도 구체적인 위반 내용을 알려주지 않는 소명 요구는 판매자의 실질적인 소명 기회를 박탈하는 것으로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위반 인정하면 '독' 될 수도…소명서, 어떻게 써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소명서 작성에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섣불리 위반을 인정하는 내용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원인 인정과 재발방지 약속을 담는 형식이 복구에는 유리해 보일 수 있으나, 위반을 자인한 문서가 남아 이후 정산금이나 손해를 다툴 때 불리한 자료가 될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대신 A씨처럼 중고 상품을 파는 경우, 상품마다 상태나 구성이 달라 획일적인 카탈로그에 맞추기 어려운 구조적 특성을 설명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법무법인(유한) 텍스트 박종태 변호사는 중고폰 판매 시 자주 발생하는 위반 유형으로 ① 다른 기종·용량을 기존 카탈로그에 묶어 파는 경우, ② 충전기 등 사은품을 결합해 본품과 다른 구성으로 파는 경우 등을 꼽았다.
따라서 소명서에는 판매 중인 상품 목록과 매입 자료, 카탈로그와 일치함을 입증하는 실물 사진 등을 첨부해 정상적인 판매 활동이었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최우준 변호사는 "자료를 구조화해 제출할수록 재검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소명이 안 통했다면…내용증명부터 분쟁조정, 소송까지
만약 소명에도 불구하고 계정이 정지된다면 법적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플랫폼에 구체적인 위반 사유와 판단 근거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분쟁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오동현 변호사는 "쿠팡이 불명확한 답변만 반복한다면, 공정거래위원회나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외부 기관에 분쟁조정이나 신고를 검토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조상우 변호사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분쟁조정 사건 중 오픈마켓 관련 건이 다수를 차지하며, 계정 정지가 대표적인 분쟁 유형이다. 분쟁조정은 소송보다 비용 부담이 적고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후의 수단으로는 민사소송이 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계정 정지가 매출에 직접 타격을 주는 사안이라면 거래중단으로 인한 손해배상, 거래정지 효력 다툼, 가처분까지 병행 검토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법원은 약관 위반 사실이 없는데도 플랫폼이 자의적으로 계정을 정지한 경우, 이를 채무불이행으로 보고 판매자의 영업이익 손실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