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를 위한 최선의 면접교섭 (3) 영유아기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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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를 위한 최선의 면접교섭 (3) 영유아기 (하)

2022. 04. 20 14:42 작성
임수희 부장판사의 썸네일 이미지
sooheelim@scour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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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자녀만큼은 협력적 양육을 해 나갈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해야한다고 임수희 부장판사는 말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생후 1년도 안 된 동훈이가 있는 상태에서 이혼을 한 민정씨와 경수씨. 동훈이를 키우는 민정씨는 민정씨 대로, 따로 살면서 동훈이에게 연락조차 못 했던 경수씨는 경수씨 대로, 각자의 고민과 어려움을 안고 지내다 결국 동훈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 성본변경 청구 사건에서 다시 양육 분쟁으로 부딪히게 된 이야기.


지난 회에 이 이야기를 배경으로 해서, '과연 어린 아이를 두고 이혼하는 부모님들은 어떻게 자녀의 면접교섭을 해야 하나'. 보다 넓게는, '이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자녀만큼은 협력적 양육을 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회에서는 무엇보다도 일단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내서", "꼭 면접교섭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잊지 말자고 강조했었지요. 이어서 이번 회에서는 그러한 원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그 실질적인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기로 합니다.


여기서 '영유아기'라고 하면 크게 '미취학 아동', 즉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를 말합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다시 크게 두 단계로 구분할 수 있어요. 소위 첫 번째 분리독립기 이전과 이후, 즉 아이가 태어나서 주양육자와 잘 떨어질 수 있게 된 시기 전후를 말합니다. 평균적으로 36개월에서 48개월이 지나면 이 시기가 지난다고 하는데, 아이에 따라서 그 보다도 더 빠르기도 더 늦기도 합니다. 이 시기가 지났는지를 알 수 있는 징후는, 엄마 등 주양육자가 안 보이면 우왕~ 하고 울던 아이가 엄마와 떨어져도 울지 않고 잘 놀게 되었다든가, 낯을 가리던 아이가 더 이상 안 가리게 되었다든가, 엄마 등 주양육자가 옆에 없으면 울고 보채며 잠을 못 자던 아이가 엄마 없이도 떨어져 잘 잘 수 있게 되었다든가 하는 점들입니다.


크게 위 두 시기를 전후로 해서, 그 전에는 가급적 숙박면접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 이후부터는 숙박면접을 해도 무방할 뿐 아니라 오히려 비양육친과 더욱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그 이전에는 주로 주양육자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고 평안히 잘 크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아이를 억지로 떼어서 비양육친과 자게 하는 것보다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는 아이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주양육자와도 잘 떨어지니 비양육친과도 숙박면접을 하고 가급적 충분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하면서 아이의 세계를 확장시켜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입니다.


좀 더 세분화해서 말씀드리자면, 우선, 아기가 태어나서 몇 시간 간격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깨 있는 동안에 젖을 먹고 싸고 놀고 울고 그러다 잠이 드는 식으로 생활을 하지요. 그 간격과 주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2~3시간 간격으로 하루에 몇 번이고 자던 아이가 오래 깨 있으면서 2~3번만 자게 되고, 나중에는 낮잠을 1번 정도밖에 안자고 종일 놀게 되며 밤에도 깨지 않고 내쳐 자게 됩니다.


자, 이런 시기를 거치며, 아기를 언제, 어떻게 면접교섭 해야 할까요. 하루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하루 중 아이 컨디션이 가장 좋은, 깨어 있는 어느 시간대, 예컨대, 오후쯤 낮잠을 자고 일어나 기분 좋게 활동을 할 수 있을 때, 그 타이밍에 비양육친이 들어가서 아이에게 필요한 활동, 즉 기저귀 갈아 주고, 우유를 먹이고, 놀아 주고, 울면 달래고, 그러다 졸려서 칭얼대면 재워 주는 활동을 하고는 빠져나옵니다. 아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양육 활동'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루에 3~4시간을 면접교섭을 하는 것을 적어도 1주일에 1일 이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실제로 겪은 이혼 부모 중에는 주중 2일(예, 화요일, 목요일 등)과 주말 1일 또는 2일을 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경우 갓난아이를 집 밖으로 돌릴 수는 없고 당연히 아빠가 아이 거주지에 방문해서 '양육 활동'인 면접교섭을 해야 하겠지요. 엄마는 아빠에게 자리를 비켜주거나 불편하지 않도록 필요한 배려를 해 주어야 하겠고, 불필요한 싸움 등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필요한 경우 당연히 아이 돌보는 것을 도와줘야 하겠지요.


위에 언급한 엄마, 아빠는 예시에 불과하고, 요즘에는 아빠가 주양육자, 엄마가 비양육친으로 면접교섭하는 경우도 많아서 위에 적은 엄마, 아빠가 뒤바뀌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엄마, 아빠 어느 한쪽의 부모, 즉 아이의 조부모나 외조부모가 주양육을 하고 엄마, 아빠도 다 따로 사는 경우도 많아서, 그런 경우에는 엄마는 1, 3주 주말과 주중 월, 수, 아빠는 2, 4주 주말과 주중 화, 목, 이런 식으로 엄마, 아빠 모두의 면접교섭 스케줄을 짜 드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와 같이 아기에 대한 면접교섭은 "짧게, 그러나 자주" 하는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가 아기가 점점 잠을 덜 자고 깨어있는 시간도 길어지면, 그에 맞춰서 비양육친의 면접교섭도 시간은 늘어나고 횟수는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주중에 하루나 이틀만 보고 주말에는 잠만 데리고 안 잘 뿐 아침부터 저녁까지 데리고 있어도 될 정도로 됩니다. 그러다가 위에 말씀드린 소위 분리독립기가 지나가면, 숙박면접이 가능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주말에 몰아서 1박 2일 정도 함께 데리고 있으면 됩니다. 주중에는 전화통화나 영상통화를 하면 되고요.


아니, 이혼을 했는데 뭐 그렇게 애를 자주 보냐고요? 이렇게 묻는 분들을 이혼 부모교육 및 면접교섭 스케줄링 하면서 많이 접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되묻고 싶어집니다.


아니, 이혼을 애랑 합니까? 배우자랑 하지? 애 안 키우려고 이혼합니까? 당초 애를 안 키우려고 이혼을 할 수가 있는 겁니까? 부모가 양육의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겁니까? 어떤 채무자가 맘대로 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까? 양육의무를 파산·면책이라도 받을 방법이라도 있냐 말입니다.


자녀는 원래 부와 모, 둘 다 키울 의무가 있는 겁니다. 이혼으로 어쩔 수 없이 한 쪽과 주로 함께 살아야 하니, 다른 한 쪽은 양육비로 비용을 분담하고 면접교섭으로 양육시간을 분담해야 하는 겁니다. 이혼을 하든 안 하든 원래 아이에게 해야 할 양육의무의 이행을 위와 같이 아이 나이와 발달 수준에 맞게 스케쥴을 짜서 하는 것일 뿐입니다.


자, 여기까지 따라오신 분들은 자연스럽게 이 면접교섭이란 것은 결코 부모 위주로, 부모 편이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중심으로' 해야 하는 것이구나! 하고 깨달으셨을 겁니다.


제가 구체적인 방법을 중심으로 말씀드렸지만, 달리 말하자면 결국, '아이를 위주로' 아이에게 필요한 양육과 돌봄과 사랑을 제공하는 것, 이것을 비양육친과 나눠서 하는 것이 바로 비양육친의 면접교섭입니다. 아이의 면접교섭은 '아이의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 of child)' 또는 우리 민법의 규정에 의하자면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그 구체적인 방법이 결정되어야 합니다.


지난 4월 14일 대법원은, 친권자 및 양육자가 아닌 부모는 미성년자의 제3자에 대한 불법행위에 관하여 친권자의 자녀에 대한 보호·교양의 권리의무를 규정한 민법 제913조가 적용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자녀 양육에 관여할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실질적으로 자녀의 감독에 관여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독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시를 하였습니다만, 저는 자녀에 대한 보호와 교양의 의무는 친권자가 가지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갖는 의무라는 점에서 위 판시의 견해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즉, 헌법 제6조에 의하여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아동권리협약(국내발효일 1991. 12. 20.) 제18조 제1항에도, '아동의 양육과 발달에 있어서 양쪽 부모 모두가 공동책임을 진다는 원칙(the principle that both parents have common responsibilities for the upbringing and development of the child)'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양육과 발달에 있어서의 우선적인 책임에 관해서는 '아동의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 of child)'이 기본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도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의 양육과 발달은 당연히 '건강'하고 '온전'한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또 당연히 양육의 전제로서의 보호, 발달의 지향으로서의 교육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그러하기에 부와 모, 양자는 모두, 이혼을 했든 안 했든, 같이 살든 따로 살든, 친권자든 아니든 간에, 자녀의 건강하고 온전한 성장과 발달을 위한 양육 및 교육, 보호 등을 위한 의무를 함께 집니다. 아니, 져야 합니다. 의무가 있는데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벗어나게 해 주면 안 되고, 의무가 있음에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에는 책임을 지워야 합니다.


제가 겪었던 다른 민정씨와 경수씨가 있습니다. 그 분들은 어린 자녀를 사이에 두고 이혼을 하면서 처음에는 비록 재판상 이혼 청구로 법원에 들어왔지만, 이혼 부모교육 및 상담을 받으면서 이내 '자녀 중심' 시각으로 스스로를 바로 잡고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이혼 후 양육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혼 판결 받기 전부터 면접교섭 훈련을 했습니다. 투덕투덕 싸울 때도 있었지만 결국 면접교섭 훈련을 하면서 따로 사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일정한 루틴을 만들어 냈고, 결국 아래와 같이 융통성있게 적용 및 실행가능한 면접교섭 조항을 합의했습니다. 저는 비록 판사였지만 이 젊은 부부에게서 오히려 감동했고 배웠으며 참 존경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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