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집 따라갔다가 '성추행' 고소…CCTV엔 다른 장면이 찍혔다면?
동료 집 따라갔다가 '성추행' 고소…CCTV엔 다른 장면이 찍혔다면?
고소인은 "허벅지 만졌다", 영상엔 팔 잡는 장면만
만취 상태였다면 처벌은 달라질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 회식 후 동료 B씨와 술을 더 마신 A씨. 만취 상태에서 B씨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B씨는 A씨가 허벅지 등 신체를 만졌다고 주장했지만, 건물 CCTV에는 A씨가 B씨의 팔을 끄는 모습 등 다른 정황이 담겨 있었다.
고소 내용과 다른 CCTV, 핵심 증거 될까
A씨는 직장 회식 후 같은 건물에 사는 동료 B씨와 건물 앞 벤치에서 술을 더 마셨다. 이후 만취 상태에서 B씨를 따라 집으로 갔다가 다음 날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경찰 연락을 받았다.
직장에선 분리 조치까지 된 상태다. B씨는 A씨가 성희롱성 발언을 했고 허벅지 등을 만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건물 CCTV 확인 결과, 두 사람은 B씨 집이 아닌 A씨 집으로 함께 들어갔다가 40초 뒤 B씨가 먼저 나왔다. 영상 속 B씨는 당황하거나 다급한 기색이 없었고, A씨가 B씨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다른 신체 접촉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A씨가 문 앞에서 B씨의 팔과 어깨를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포착됐다.
변호사들은 B씨의 진술과 CCTV 영상 내용이 다르다는 점이 A씨에게 유리한 방어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영상상 확인된 접촉은 팔·어깨를 잡은 정도이고, 피해자가 나올 때 당황하거나 다급한 기색이 없었다는 점은 고소 내용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소울 정진권 변호사 역시 "CCTV에 나타난 정황은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데 유리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팔 잡고 집으로 들어간 장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하지만 CCTV가 A씨의 혐의를 완전히 벗겨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A씨가 B씨의 팔을 잡고 집으로 들어간 장면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만취 상태, 같은 직장 관계, 팔과 어깨를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간 장면은 수사기관이 강제성 또는 부적절한 접촉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했을 때 성립하는데, 판례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 자체를 폭행으로 넓게 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호안 조선규 변호사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팔을 잡아 집으로 데려간 행위는 그 자체로 강제추행의 '폭행'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짚었다.
"만취해 기억 안 나" 진술 가장 위험…대응 전략은?
A씨는 사건 당시 만취 상태였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의 대응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약속 조범수 변호사는 "만취 상태였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이 가벼워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추측해서 진술하거나, 만취를 이유로 무조건 부인하거나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변호사들은 조사 전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객관적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로 두고, 임의로 맞추려 하지 말라"며 "확인 가능한 사실과 본인 인식을 구분해 설명하는 틀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