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차관 '봐주기 논란'에⋯변호사 7명, 만장일치로 "단순폭행 적용 이해하기 어려워"
이용구 차관 '봐주기 논란'에⋯변호사 7명, 만장일치로 "단순폭행 적용 이해하기 어려워"
택시기사 폭행하고도 처벌받지 않은 법무부 '넘버2' 이용구 차관
특가법 대신 단순 폭행죄 적용되면서⋯"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 나와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취임하기 전, 택시기사를 폭행하고도 처벌받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로톡뉴스는 변호사 7명에게 이번 사건이 '단순 폭행죄에 해당하는 사건인지, 특가법으로 가중 처벌해야 하는 사건인지'를 물었다. 변호사들은 이에 만장일치의 대답을 내놨다. /로톡DB⋅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법무부의 '넘버 2'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 그가 차관 취임 한 달 전, 택시기사를 폭행하고도 처벌받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중심에는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지난달 6일 밤 이 차관이 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에서 술에 취해 택시기사 멱살을 잡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단순 폭행죄가 아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특가법)상 운전자폭행죄를 적용할 사건이라 상부에 보고했다. 하지만 서울 서초경찰서는 단순 폭행죄로 보고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특가법 적용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처벌 수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순 폭행죄는 피해자와 합의만 하면 처벌 가능성이 '제로'가 된다. 하지만 특가법은 합의하더라도 처벌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로톡뉴스는 판사, 검사 출신 등 변호사 7명에게 이번 사건이 '단순 폭행죄에 해당하는 사건인지, 특가법으로 가중 처벌해야 하는 사건인지'를 물었다. 그 결과 만장일치로 "특가법에 해당하는 사건"이라는 의견이 돌아왔다.
'운행 중'인 차량 운전자를 폭행한 경우 가중처벌하고 있는 특가법상 운전자폭행죄(제5조의10). 하지만 서초경찰서는 "당시 상황을 '운행 중'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근거는 두 가지였다.
△택시가 이미 목적지에 도착한 뒤였고 △아파트 단지는 도로와 달리 교통 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라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단순 폭행죄를 적용해 '내사 종결'로 사건을 끝냈다. 내사 종결이란 정식 형사 절차를 밟지 않고, 사건을 없던 일로 처리한다는 뜻이다.
경찰이 사건을 이렇게 처리할 수 있었던 건, 이 차관에게 멱살을 잡힌 택시기사가 다음날 바로 '처벌불원서'를 썼기 때문이다. 단순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특가법상 운전자폭행 혐의가 적용되면 이렇게 진행될 수 없다. 특가법상 운전자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전했다 하더라도 내사 종결이 불가능하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 '단순폭행죄 적용이냐, 특가법상 운전자폭행죄의 적용이냐'인 이유다.
로톡뉴스가 변호사들에게 의견을 들어봤다. 변호사들 7명은 모두 "특가법상 운전자폭행 혐의를 적용해야 하는 사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향후 해당 혐의로 이 차관이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법률 자문

①목적지에 도착한 뒤라서 '운행 중'이라고 볼 수 없다? 변호사들 "No"
서초경찰서는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한 뒤"라는 점에서 '운행 중이 아니다'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그렇게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판⋅검사를 두루 거친 이삼윤 변호사(변호사 이삼윤 법률사무소)는 "손님의 승하차를 위해 택시가 일시 정차 한 경우 역시 '운행 중'에 해당한다"며 "주행 중인 경우와 다르게 볼 이유가 없고, 가중 처벌 하는 목적 자체가 시민의 안전 등에 대한 '추상적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를 처벌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무법인(유) 에이스의 옥민석 변호사의 의견도 같았다. "특가법의 취지 자체가 폭행 범죄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은 버스⋅택시기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지난 2015년 법 개정 때 '여객의 승⋅하차를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를 포함한다'는 개념이 명시적으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태림의 신상민 변호사도 "이러한 특가법의 입법목적이나 개정법의 해석상 (해당 사안에) 특가법을 적용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②아파트 단지였기 때문에 '운행 중'이라고 볼 수 없다? 변호사들 "No"
경찰은 아파트 단지는 '공중의 교통안전을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라며 이를 근거로 역시 '운행 중'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의 이런 주장에 변호사들은 의문을 표했다.
검사 출신인 한용희 변호사(법무법인 화현)는 "도로교통법은 지난 2010년 '음주운전'과 '사고 후 미조치'의 경우 도로가 아닌 곳에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처벌하도록 법을 개정했다"며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하에 아파트 주차장 등을 포함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취지에서 살펴볼 때 "아파트 단지라는 이유만으로 그러한 우려가 없는 장소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이삼윤 변호사도 "아파트 단지라고 하더라도, 공공의 안전에 대한 추상적 위험을 초래했으므로 특가법이 적용되는 게 맞는다"고 봤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 역시 "택시기사는 계속적인 운행이 예정된 사람"이라며 "폭행 후유증으로 이후 도로에서 운전자 등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의 근거는)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③경찰이 제시한 헌법재판소⋅대법원 판례⋯변호사들 "옛날 법 기준 판례"
경찰이 근거로 든 헌법재판소 결정례(2015헌바336)와 대법원 판례(2008도4375)에 대해서도 변호사들은 반박했다. 애초에 '옛날 법'(2015년 개정 이전)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판례라는 이유에서였다.
법무법인 정향의 유진영 변호사는 "경찰이 근거로 든 판례는 명백하게 개정 이전의 판례"라며 "이러한 판례를 토대로 '운행 중'으로 판단하지 않은 것은 이유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한용희 변호사도 "경찰의 판단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바로 최근인 지난달 26일 나온 헌법재판소 결정례를 고려했을 때 그렇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택시가 정차한 사이 손님이 기사를 폭행한 사건이었다.
당시 손님은 "정차 중에 이뤄진 폭행을 운행 중의 폭행과 똑같이 처벌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일반적으로 계속적인 운행이 예정되어 있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주행 중'인 경우와 위험성이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심지연 변호사 역시 "해당 헌법재판소 결정례가 이번 사건이 특가법 대상이라는 근거가 된다"며 "당시 헌재가 택시 등 운송차량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승객의 승⋅하차를 위한 일시정차의 경우에도 가중처벌하는 것이 합헌이라고 판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도 특가법 적용 여부를 최소한 검토 해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택시기사가 운전석에서 몸을 돌려 뒷자석의 승객을 깨우는 상황 등에서도 폭행으로 인한 추가 사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최선의 정다은 변호사도 "특가법이 적용되는 사안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개정된 법률이 '운행 중'의 의미를 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도 포함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법률 자문

종합했을 때 변호사들은 "다시 수사가 이뤄진다면, 이 차관은 형사 처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진영 변호사는 "명백하게 특가법으로 적용될 사건을 경찰이 불기소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특가법 제15조에서 '경찰 등 수사 인력이 특가법을 위반한 사람을 인지하고도 그 직무를 유기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기준에 따르면 이 죄의 기본 형량은 '징역 1년 6개월~3년'이다.
다만, 옥민석 변호사는 "멱살 등으로 폭행 정도가 경미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등에서 10개월에서 2년 정도의 형량이 정해질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날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도 대한변호사협회 측에 이 차관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해달라고 했다. 이 차관은 판사 출신으로 현재 변호사 휴직 중이다. 하지만 한변은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가 직무의 내외를 막론하고 변호사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며 "엄중한 징계 절차를 개시할 것을 대한변협에 요청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