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복지카드 보자마자 돌변"... 지적장애 노린 '가짜 남친'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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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복지카드 보자마자 돌변"... 지적장애 노린 '가짜 남친'의 덫

2025. 12. 16 14:0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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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3급 여성 유인해 성폭행 후 돈까지 빼앗아

재범 위험성 '높음' 판정에 징역 4년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페이스북으로 알게 된 20대 여성에게 연인인 척 접근한 뒤, 지적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성폭행하고 금품까지 훔쳐 달아난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있고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들어 중형과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인천지방법원 제14형사부(재판장 손승범)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위계등간음), 절도,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과 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사랑한다" 속여 모텔로 유인... '복지카드' 확인 후 본색 드러내

범행은 온라인상의 가벼운 만남에서 시작됐다. 피고인 A씨는 2024년 9월 12일경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 B씨(21세, 여)를 알게 됐다. 피해자 B씨는 지능지수 54, 사회성 지수 58로 지적장애 3급 진단을 받은 사회적 약자였다.


A씨는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마치 B씨의 남자친구인 것처럼 행세했다. 그는 B씨에게 택시를 타고 성남으로 오도록 유인했고, 다음 날 오전 7시경 성남시 중원구의 한 모텔로 B씨를 데려갔다. 모텔 객실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A씨는 B씨의 '복지카드'를 보게 되었고, B씨에게 지적장애가 있음을 명확히 인지하게 됐다.


장애 사실을 확인한 A씨의 태도는 돌변했다. 그는 오전 9시경 B씨가 모친과 연락하지 못하도록 휴대폰을 빼앗았다. 이어 "땀을 많이 흘렸으니 씻고 오라"고 요구했으나 B씨가 거부하자,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리며 강제로 씻게 했다. 결국 A씨는 위력을 사용하여 항거 불능 상태의 피해자를 간음했다.


성폭행도 모자라 예금까지 '스마트출금'... 치밀한 증거 인멸 시도

A씨의 범행은 성폭행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같은 날 오전 10시경, 피해자가 씻거나 방심한 틈을 타 B씨 소유의 시가 100만 원 상당 아이폰 14와 신분증을 몰래 가지고 모텔을 빠져나왔다.


이후 A씨는 훔친 휴대폰을 이용해 피해자의 금융 자산에 손을 댔다. 편의점 ATM기기에서 훔친 휴대폰을 접촉하는 '스마트출금' 방식으로 피해자의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36분부터 11시 18분까지 불과 1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총 5회에 걸쳐 현금 200만 원을 인출했다. 또한 은행 앱에 접속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200만 원을 타인 명의 계좌로 이체하는 등 총 4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했다.


심지어 A씨는 범행 후 피해자에게 "모텔로 돌아오겠다"고 안심시킨 뒤 도망쳤으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의 페이스북 계정을 고의로 비활성화하는 등 증거 인멸까지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범 위험성 높음"... 동종 전과와 습벽이 부른 전자발찌 부착

법원은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를 판단함에 있어 피고인 A씨의 과거 전력과 성향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A씨는 이미 다수의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상태였다. 그는 2021년 사기죄 등으로 실형을 살고 출소했으며, 이번 범행 직전인 2024년 8월에도 미성년자를 유인해 간음하고 돈을 훔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척도(KSORAS) 결과가 총점 17점으로 '높음' 수준이며,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 결과 역시 총점 33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고인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미성년자나 장애인 등 판단력이 미숙한 대상을 골라 성관계를 맺고 금전을 갈취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장애인임을 알게 되자 연락을 차단하고 위력으로 간음했으며, 이후 절도와 사기 행각을 벌이고 증거인멸까지 시도했다"며 "피해 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범죄의 습벽과 재범 위험성을 고려해 5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했다. 다만 전자장치 부착 기간 중 보호관찰을 의무적으로 받게 되므로 별도의 보호관찰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참고] 인천지방법원 2025고합1057 판결문 (2025. 10. 23.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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