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못 내리게 막은 것도 '감금죄'가 될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못 내리게 막은 것도 '감금죄'가 될 수 있습니다
감금죄 성립 충분⋯아동복지법 위반죄 가능성 제기한 변호사도 있어

층간 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던 아랫집 남자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A씨. "지금 당장 이야기하자" 강압적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을 막았다면 감금죄에 해당할까?/셔터스톡
코로나19로 집에 오래 머물렀던 A씨. 답답한 마음에 집 앞에 산책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유모차에 태운 아이와 함께 A씨가 탄 엘리베이터에서 아래층 집 남자 B씨를 만났다. 그는 층간소음 문제로 A씨와 몇 번 다툰 껄끄러운 사람이었다.
B씨는 A씨를 보자마자 쌓인 불만을 쏟아냈다. A씨가 내릴 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도, 그는 문을 막아서면서까지 말을 이어갔다. 코로나가 걱정된 A씨가 "지금 아기도 있으니 다음에 얘기하자"고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오히려 유모차를 붙잡고 "아이는 내 알 바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 이야기하자"며 강압적으로 나왔다. A씨가 이 모습을 촬영하려 하자 휴대전화를 잡아 흔들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10분 이상 지속됐다. 아기와 함께 있었기에 심각한 위협을 느꼈다는 A씨. A씨는 B씨를 고소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우선 B씨에게 '감금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이평의 박세훈 변호사는 "B씨가 내리려는 A씨의 유모차를 붙잡는 등 물리적 제지를 가했고, 강압적인 말과 태도로 심리적 위협을 가하였으므로 감금죄 성립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감금죄에서의 '감금'은 사람이 특정한 구역에서 나가는 것을 불가능하거나 심히 곤란하게 하는 것"으로 "물리적·유형적 장해뿐 아니라, 심리적·무형적 장해에 의해서도 성립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법무법인 오현의 김한솔 변호사 역시 "엘리베이터를 나가려고 시도하는 도중에도 나가지 못하게 막은 행위는 감금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正'의 정지웅 변호사도 "형법상 사람을 감금한 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 지는데, A씨를 10분 이상 엘리베이터에서 나가지 못 하게 한 B씨에 대해 감금죄 성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승인 장준환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엘리베이터에는 CCTV가 있으니 경찰 신고 등을 통해 이를 확보하고, 이후 사실관계를 정리해 대응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B씨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다른 혐의는 없을까.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폭행죄는 별도로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도 "폭행 부분은 감금에 흡수되어 별도 죄가 성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법률사무소 황금률 박성현 변호사는 "B씨가 휴대전화로 촬영하지 못하게 위협한 행위는 별개의 행위로 보아야 하므로, 별개로 폭행죄가 성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훈 변호사는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로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아이가 타고 있는 유모차가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가볍지 않은 사안이라 생각된다"며 "경찰에 대한 신고나 정식 고소를 통해 수사와 처벌을 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