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서 보이던 아름다운 산 전망, 앞 건물이 들어오며 90%를 가렸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베란다에서 보이던 아름다운 산 전망, 앞 건물이 들어오며 90%를 가렸다

2021. 05. 12 19:1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대법원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조망이 하나의 생활이익으로서 가치를 갖는다면 법적 보호대상"

다만, 이 기준을 넘기 어려워⋯'한강 조망권'도 인정 안 돼

A씨는 산을 가린 건물의 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하려고 한다. 주민들도 함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과연 승소 가능성이 있을지 변호사의 의견을 구했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2년 전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A씨. 이곳에 살면서 가장 큰 즐거움은 베란다에서 앞산을 바라보는 것이다. A씨는 탁 트인 시야에 가득 들어오는 산의 계절 변화를 보며 이 아파트에 사는 게 행운이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작년 가을부터 A씨의 기쁨은 사라졌다. 아파트 앞에 들어선 높은 건물이 산을 가려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A씨의 시야에는 산의 10%만 보인다.


A씨는 조망권이 침해되면서 아파트 시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 결국 A씨는 산을 가린 건물의 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하려고 한다. 주민들도 함께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과연 승소 가능성이 있을지 변호사의 의견을 구했다.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려운 '조망권'

조망권은 건물에서 자연경관 등을 바라볼 수 있는 권리다. 대법원은 "어느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가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경관이나 조망이 그에게 하나의 생활 이익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된다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법적인 보호 대상이 되는 조망권과 그렇지 않은 조망권이 있다는 말이다. "경관이나 조망이 하나의 생활 이익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시켜야, 이를 침해당했을 때 법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조망권의 대표 격인 '한강조망권’을 둘러싼 판례만 봐도 그렇다. 지난 2006년 서울서부지법은 "한강 조망이 가능한가에 따라 아파트 가격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한강의 조망이익이 특별히 법적인 보호의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는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 2007년 대법원도 '한강조망권 침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한강변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제대로 조망하지 못하게 되는 피해를 입게 되었으나, 이를 향유하던 조망이익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정도인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90% 가렸다면 수인한도 넘었다고 볼 수도⋯다만, 배상액 적어

따라서 조망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앞서, 전문가들의 검토를 받아 보라고 변호사들은 권한다. 법원으로부터 조망이익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안인지를 먼저 판단해보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한림의 형장우 변호사는 "조망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있어 우리 대법원의 입장은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라'는 것이며 결국은 '조망 침해 증감률'에 대한 '감정'을 실시해 재판부가 참조하게 된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는 "조망권은 단순히 자연 풍경을 누릴 권리가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환경권과 재산권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엮인 중대한 문제"라면서도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인정돼도 그 배상액이 크지 않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는 "조망권 인정 여부에 대해서 부정적인 판례가 많지만, 기존 조망권의 90%가 없어진 경우라면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침해로 승소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인한도란 '피해를 참을 수 있는 한도'로, 법원은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수인의 한도 내에서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는 경관의 내용과 피해건물과 가해 건물의 입지, 조망이익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