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가면 줄게” 전남편의 거짓말…떼인 보증금 받아내는 ‘필승 순서’
“집 나가면 줄게” 전남편의 거짓말…떼인 보증금 받아내는 ‘필승 순서’
이체내역·카톡만 믿고 소송? ‘이혼 판결문’ 먼저 안 보면 헛수고…전문가들이 말하는 ‘내 돈 찾는 법’

변호사들은 A씨가 전 남편이 떼먹은 보증금을 받으려면, 먼저 이혼 판결문을 읽어 보라고 조언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전남편이 떼먹은 보증금, 해답은 ‘이혼 판결문’에 있다
함께 살 집을 구하며 보증금 절반을 보탰던 그날의 설렘은 차가운 배신감으로 얼룩졌다. 이혼 후 “집이 빠지면 네 몫을 주겠다”던 전남편의 약속은 빈말이 됐다.
손에 쥔 증거라곤 계좌이체 내역과 카카오톡 대화뿐. 당장이라도 소송을 걸고 싶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섣부른 행동에 앞서 서랍 속에 잠들어 있을 ‘그 서류’부터 확인하라고 입을 모은다.
소송보다 먼저, 서랍 속 ‘이혼 판결문’부터 꺼내라
A씨의 사연에 변호사들은 소송에 앞서 ‘이혼 판결문’ 확인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이혼 당시 법원이 두 사람의 재산을 어떻게 나눴는지 기록한 공식 문서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한일 이재희 변호사는 “판결문에 첨부된 재산분할명세표에 전세보증금이 포함됐는지가 소송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이 서류 한 장에 따라 A씨가 취할 법적 절차가 완전히 달라진다.
판결문에 ‘줄 돈 있다’ 적혔다면? 소송 없이 ‘강제집행’ 직행
만약 이혼 판결문에 ‘전남편 B씨는 A씨에게 보증금 중 OOO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면, A씨는 새로운 소송을 할 필요가 없다. 이미 법원의 판단이 끝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A씨는 판결문을 ‘집행권원(강제로 돈을 받아낼 수 있는 공문서)’으로 삼아 곧바로 B씨의 재산을 압류하는 ‘강제집행’에 나서면 된다. 복잡한 소송 절차를 건너뛰고 신속하게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판결문에 보증금 얘기가 없다면? ‘2년의 시간’을 잡아라
문제는 재산분할 목록에서 보증금이 통째로 누락된 경우다. 이때 A씨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이며, 이혼 시점이 그 기준이 된다.
우리 민법은 이혼한 날로부터 2년 안에만 ‘재산분할 심판 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 기간 내라면 가정법원에 재산분할 청구를 통해 보증금의 절반이 자신의 몫임을 주장할 수 있다.
이때 A씨가 가진 ‘계약금 이체 내역’은 보증금 형성에 기여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는 “전남편이 카톡으로 ‘네 몫을 주겠다’고 인정한 내용 역시 A씨의 지분을 스스로 인정한 매우 유리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만약 이혼한 지 2년이 지났다면 재산분할 청구는 불가능하다. 대신 ‘부당이득 반환 청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전남편이 법적 원인 없이 A씨의 돈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다퉈야 한다.
소송 전 상대를 압박할 카드는? ‘내용증명’과 ‘가압류’
소송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최후의 수단이다. 그 전에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내용증명’ 발송을 첫 단계로 제안했다. 법무법인 명의로 “보증금 반환 요구에 불응 시 소송을 제기할 것이며, 패소하면 소송비용까지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내 상대방을 압박하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전남편이 보증금을 다른 곳에 써버릴 것이 걱정된다면 ‘채권가압류’ 신청도 필수적이다. 김형민 변호사는 “전남편이 집주인에게 받을 보증금 반환 채권을 미리 묶어두는 가압류 조치를 통해 재산을 보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송에서 이기고도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려 돈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는 안전장치인 셈이다.
한때 부부의 보금자리였던 집의 보증금은 이제 차가운 법적 다툼의 대상이 됐다. A씨의 사례는 명백한 증거가 있어도 올바른 순서와 전략이 없으면 권리를 되찾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억울한 마음에 앞서 잊고 싶던 이혼의 기록을 다시 펼쳐보는 것, 그것이 바로 내 돈을 되찾는 여정의 첫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