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덮고 무릎으로 눌러…인권위, 정신병원 '과잉 강박' 보호사 수사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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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덮고 무릎으로 눌러…인권위, 정신병원 '과잉 강박' 보호사 수사의뢰

2026. 01. 07 16:3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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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 씌워 폭행하고 지시 어긴 채 55분간 강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정신질환 환자를 과도하게 강박하고 폭행한 A 병원 보호사 3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2026년 1월 7일 밝혔다. 이와 함께 해당 병원장에게는 사건을 방치한 간호사 1명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사건은 이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 3명이 보호사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진정을 제기하면서 드러났다. 진정인들은 보호사들이 얼굴에 담요를 덮어 시야를 가린 상태에서 손발을 강제로 묶고 주먹으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목 부위를 잡고 보호실로 강제 이동시키거나, 무릎으로 얼굴을 누르고 발길질을 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인권위 조사 결과, 병원 기록상 강박 제한 시간인 30분을 넘겨 약 55분간 강박이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문의는 양손과 양발만 묶도록 지시했으나, 보호사들은 이를 어기고 환자의 가슴까지 묶어 신체 움직임을 완전히 봉쇄한 사실이 밝혀졌다.


보호사들은 환자들의 저항이 격렬해 직원들의 부상 위험이 있었으며, 신체 제압과 강박은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이러한 행위가 치료의 범위를 넘어선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원 "격리 및 강박은 전문의 지시와 최소 범위 내에서만 허용"

이번 사건의 법적 쟁점은 보호사들의 행위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 제72조에서 금지하는 가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해당 법조항은 정신건강증진시설 종사자가 이용자에게 폭행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정신건강복지법 제75조에 따르면, 환자에 대한 신체적 제한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지시가 있을 때만 가능하며, 자신이나 타인을 해칠 위험이 뚜렷하고 다른 방법으로 위험 회피가 곤란한 경우에 한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실시해야 한다.


하급심 판례인 수원지방법원 2015. 5. 13. 선고 2014노6750 판결은 "정신의료기관의 장이 환자의 행동을 제한하는 경우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행해야 하며 그 이유를 진료기록부에 기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청주지방법원 2023. 4. 20. 선고 2022나53475 판결은 환자가 타인을 해칠 위험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격리 및 강박은 적법한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 역시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이라 할지라도 전문의가 직접 대면 진찰하여 입원을 결정해야 하며, 환자가 저항할 때 행사하는 물리력은 정신의학적·사회적으로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여야 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


가혹행위 혐의로 형사책임 직면…기관 지도·감독 권고

인권위는 A 병원 보호사들의 행위가 정신건강복지법 제72조 제2항의 폭행 및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형사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얼굴을 담요로 덮는 행위는 질식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치료 목적과는 무관한 위험 행위로 분류됐다.


전문의의 지시를 위반하여 강박 부위를 가슴까지 확대한 점과 제한 시간을 초과한 점은 정신건강복지법 제75조 위반에 해당한다. 인권위는 이러한 행위가 형법상 폭행죄나 상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병원장에게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인권 교육 실시를 권고하는 한편, 관할 구청장에게는 해당 병원에 대한 철저한 지도와 감독을 요청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정신의료기관 내 강박은 치료 또는 보호를 위한 조치로 엄격히 한정되어야 한다"며 정신질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보장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수사 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보호사들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간호사 및 병원 측도 관리 소홀에 따른 행정적·민사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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