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월세 밀린 세입자, 계약 끝나도 버티면…집주인 '임시 거처' 비용 받아 수 있나?
4개월 월세 밀린 세입자, 계약 끝나도 버티면…집주인 '임시 거처' 비용 받아 수 있나?
보증금 1억 중 8천만원은 LH 대출, 남은 돈도 월세로 소진…명도소송부터 손해배상까지 변호사들 답변은

계약 만료 후 월세를 연체하며 나가지 않는 세입자는 '명도소송'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으로 해결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자신의 집을 세주고 다른 집에 세들어 살고 있는 1주택자 A씨. 오는 8월 말이면 집주인으로서 맺은 임대차 계약과 세입자로서 맺은 임대차 계약이 모두 끝난다.
A씨는 자신이 소유한 집으로 돌아갈 계획이지만, 길이 막힐 처지에 놓였다. 현재 A씨의 집에 사는 임차인 B씨가 계약 만료 후에도 내년 2월까지 집을 비워 주지 않을 기색을 보이기 때문이다.
보증금 1억 원 중 1,000만 원은 이미 B씨에게 새 집을 구하라는 명목으로 돌려줬고, 14개월치 월세와 관리비가 밀려 남은 보증금마저 사실상 바닥난 상태다.
계약이 끝나도 제 집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 A씨. 버티는 세입자를 상대로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일까. 또, 세입자 때문에 임시로 다른 집을 구해 살게 될 경우 그 비용까지 물어내게 할 수 있을까?
보증금은 이미 바닥…계약 끝나도 막무가내인 세입자
A씨는 임차인 B씨에게 전세보증금 1억 원을 받고 집을 내줬다. 이 중 8,000만 원은 B씨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빌린 돈으로, 계약이 끝나면 A씨가 LH에 직접 갚아야 한다.
남은 보증금은 2,000만 원이지만, A씨는 지난 4월 B씨가 새 집을 구하는 데 쓰라며 1,000만 원을 미리 내줬다. 그런데 B씨는 14개월째 월세와 관리비를 내지 않고 있다. A씨가 밀린 금액을 계산해 보니, 남은 보증금 1,000만 원으로도 모자랐다.
이런 상황에서 B씨는 오는 8월 말 계약이 끝나도 집을 비워 주지 않고 내년 2월까지 더 머물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보증금이 모두 소진됐기 때문에, 법적으로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집을 비워 주지 않아도 되는 권리(동시이행 항변권)를 주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버티는 세입자, 법으로 내보내려면 '명도소송'이 답
변호사들은 계약이 끝났는데도 임차인이 나가지 않는다면 결국 '명도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명도소송은 임대인이 부동산 점유를 넘겨받기 위해 법원에 제기하는 소송이다.
법무법인 한강 고용준 변호사는 계약이 종료되었음에도 임차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계속 점유한다면, 건물인도(명도) 소송과 함께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소송 과정에서 임차인이 다른 사람에게 집의 점유를 넘겨버리면 소송에서 이겨도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부동산 점유이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변호사들은 조언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소송을 제기하기 전 임차인이 다른 사람에게 집을 몰래 넘기지 못하도록 부동산 점유이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짚었다.
주의할 점은 절대 집주인이 임의로 세입자의 짐을 빼거나 현관문 비밀번호를 바꿔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변호사 홍현필 법률사무소의 홍현필 변호사는 "임의로 열쇠를 바꾸거나 강제로 짐을 빼내는 행위는 형법상 주거침입죄나 권리행사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판결문 확보 후 강제집행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린 월세는 물론, '임시 거처 비용'까지 청구할 수 있을까
금전적인 손해는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계약 종료 후 B씨가 불법으로 점유한 기간의 월세와 관리비는 당연히 청구할 수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계약 종료 후 점유 기간에 대해서는 부당이득반환 청구로 차임 상당액과 관리비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B씨 때문에 자기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다른 곳에 거주하면서 발생한 월세 등 '임시 거처 비용'도 청구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특별손해'에 해당해 조건부로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대섭 변호사는 다른 거처를 구하면서 지출하게 되는 월세나 이사 비용 등은 법리적으로 특별손해에 해당한다며, 이는 가해자인 임차인이 집주인의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런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임차인에게 자신의 상황을 명확히 알리는 절차가 중요하다.
한 변호사는 "임차인에게 계약 해지 통보와 함께 제때 집을 비워주지 않으면 귀하가 다른 집을 구해야 하고 그로 인한 비용 일체를 청구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해 두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여울법률사무소 배진혁 변호사 역시 "임차인이 이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을 입증한다면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도, 명도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임차인의 자력이 부족할 경우 실질적인 비용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