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는 부고장으로 확인하자!"…이혼 통보받은 남편의 후회
"생사는 부고장으로 확인하자!"…이혼 통보받은 남편의 후회
사소한 말다툼이 파국으로…변호인단 "섣부른 접촉은 독"

아내와 다툰 뒤 폭언을 하고 집을 나선 남편이 화해 대신 이혼 및 접근금지 통보를 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내가 돈 버는 기계냐!" 아내와의 사소한 말다툼 끝에 폭언을 남기고 집을 나섰던 남편. 화해를 생각하던 그에게 일주일 뒤 돌아온 것은 아내 측 법무법인이 보낸 '이혼 및 접근금지' 통보였다.
한순간의 감정이 돌이킬 수 없는 법적 분쟁으로 비화된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감정적 대응은 금물이라며, 섣부른 접촉은 스토킹으로 몰릴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내가 돈 버는 기계냐?"…파국으로 치달은 말 한마디
주말부부인 남편 A씨에게 지난 4월 11일 아침은 악몽의 시작이었다. 아침 식사 자리에서 아내가 "왜 나한테 화난 거 있어?"라고 묻자, A씨는 쌓아뒀던 감정을 터뜨렸다.
그는 아내에게 주말에 밥을 해 주는 것이 힘드냐는 취지로 말하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내가 돈 버는 기계냐? 셋이서 (대학교 졸업 딸 둘 포함) 호의호식하며 잘 살고 있고, 내가 올라오면 귀찮고 싫어하잖아?"라고 쏘아붙였다.
분을 이기지 못한 그는 짐을 챙겨 집을 나서며 결정적인 말을 내뱉고 말았다. "내가 오는거 싫어하니 다시는 오지 않고, 돈만 보내줄테니 서로 얼굴보지 말자! 앞으로 생사 여부는 부고장으로 확인하지!"
일주일 만의 반전…화해 대신 날아온 '이혼 통보'
A씨는 이번 다툼 역시 이전처럼 금방 화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는 "그동안 아내와 말싸움을 하더라고 1주일을 못 넘기고 서로 화해를 하며 살고 왔고, 주말에 올라가 화해를 청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기대는 일주일 만에 차갑게 부서졌다. 4월 17일, 아내가 선임한 법무법인으로부터 이혼 및 접근금지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것이다.
A씨는 이혼 의사가 전혀 없으며 대화를 원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내가 만남을 거절한다는 대리인의 통보뿐이었다. 그는 순식간에 법적 분쟁의 한가운데에 놓인 현실에 "당황스럽기만 했다"고 토로했다.
"섣부른 접촉은 스토킹 될 수도"…전문가들의 붉은 경고등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상황에 대해 한목소리로 '섣부른 감정적 대응'은 절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아내 측이 '접근 금지'까지 언급한 이상, 무리한 직접 연락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동훈 변호사는 "무리한 연락 시도는 스토킹 범죄로 오인받거나 상대방에게 혼인 파탄의 귀책사유를 제공하는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허은석 변호사 역시 "지금 단계에서 임의로 연락을 시도하거나 찾아가는 행위는 오히려 접근금지 사유를 강화시킬 수 있으므로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원의 소장을 받으면 반드시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는 것이다. 전종득 변호사는 "답변서 미제출 시 법원이 자백 간주로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라며 초기 법적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가정을 지키려면? "감정 아닌 법리로, 혼인 유지 의지 증명해야"
그렇다면 A씨가 이혼을 막고 가정을 지킬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감정적 호소가 아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혼인 관계가 아직 파탄 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서준 변호사는 "상대방이 이혼을 원해도 상대방의 유책이 크거나 상담자분의 유책이 이혼에 이를 정도가 아니면 이혼은 성립되지 않습니다"라며, 이번 다툼만으로 재판상 이혼이 성립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선 구체적인 행동으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최이선 변호사는 "현실적으로는 별거 중에도 생활비를 꾸준히 송금하여 부양 의무를 다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한대섭 변호사는 한 발 더 나아가 "답변서를 통해 법원에 부부상담 제도를 선제적으로 요청하십시오"라며 관계 회복 노력을 법원에 적극적으로 보여줄 것을 제안했다.
결국 핵심은 아내의 대응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직시하고, 감정이 아닌 법적 전략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