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공탁금 1000만원, 피해자가 안 받으면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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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공탁금 1000만원, 피해자가 안 받으면 무효?

2026. 05. 19 09:1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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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탁금 빼고 줘도 된다" 변호사들 답변과 다른 판결, 왜?

형사사건에서 피해 보상을 위해 공탁을 했더라도 피해자가 수령을 거부하면, 법원은 민사소송에서 배상액 전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형사 사건에서 피해 보상을 위해 1,000만 원을 공탁했지만 피해자가 수령을 거부했다. 이후 민사소송에서 1,500만 원 배상 판결이 나왔다면 과연 500만 원만 주면 될까?


대부분의 변호사는 그렇다고 답하지만, 법원의 실제 판단은 다를 수 있다. 피해자가 실제로 돈을 받지 않았다면, 법원은 공탁금을 제외하지 않고 1,500만 원 전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할 가능성이 높다.


피해 보상을 위한 선의가 오히려 더 복잡한 법적 절차로 이어질 수 있는 '형사 공탁'의 함정을 파헤친다.


"피해자에 1000만 원 공탁했는데"…민사소송서 또 전액 배상?


형사사건 피고인이 된 A씨는 피해자에게 사죄와 보상의 의미로 합의를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자 법원에 1,000만 원을 공탁했다. 피해자는 이 공탁금 수령을 거부했다.


얼마 후, 피해자는 A씨를 상대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이미 공탁한 1,000만 원을 제외한 500만 원만 지급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법조계에서는 이처럼 형사 공탁금이 민사 배상액에서 자동으로 공제되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변호사들 "공탁금 빼고 주면 돼" vs 법원 "실제 수령 안 하면 공제 불가"


이 문제에 대해 다수의 변호사는 A씨의 생각과 같이 '공탁금을 제외한 차액만 지급하면 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법무법인 건영의 김재문 변호사는 민법 제487조를 근거로 "채권자를 위하여 변제의 목적물을 공탁하여 그 채무를 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더라도 법적으로는 변제의 효력이 발생한다"며 "공탁한 금액은 이미 변제된 것으로 간주되어 최종 배상액에서 공제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법원의 실제 판례는 다른 경향을 보인다. 법원은 피해자가 공탁금을 '실제로 수령'했는지 여부를 중시한다.


서울남부지법은 과거 판결에서 "원고가 공탁금을 손해배상채권의 일부로서 수령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피고의 공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즉,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이상, 민사법원은 손해배상액 전액(1,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할 가능성이 높다.


이중지급 아닌가?…'부당이득반환'이라는 번거로운 절차


그렇다면 피고인은 돈을 이중으로 지급할 위험에 처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만약 A씨가 판결에 따라 1,500만 원을 모두 지급한 뒤, 피해자가 나중에 공탁해 두었던 1,000만 원마저 찾아간다면 이는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이 된다.


이 경우 A씨는 피해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 1,00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관련 사건에서 "민사확정판결금을 수령함으로써 모든 손해를 배상받았으므로 공탁금 수령 권한은 소멸하였다"며 "그럼에도 공탁금 전액을 수령한 것은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결국 돈을 두 번 받는 상황은 법적으로 차단되지만, 피고인 입장에서는 민사 판결금을 모두 지급한 뒤 별도의 소송을 통해 공탁금을 회수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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