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재워줬는데…' 4천만원 전세금 전쟁 벌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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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재워줬는데…' 4천만원 전세금 전쟁 벌인 자매

2026. 06. 02 15:5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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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없는 돈, 20년치 월세로 퉁칠 수 있을까?

20년 전 언니 집에 4천만 원을 주고 들어간 동생이 집 매매를 계기로 전세금 반환을 요구했다. / AI 생성 이미지

2002년 언니 집에 4천만 원을 주고 들어간 동생. 계약서 한 장 없이 20년간 이사를 함께 다니며 살았지만, 집을 판다는 소식에 돌연 "전세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언니는 "20년간 먹여 주고 재워 준 은혜"를 주장하며 맞서는 상황. 법조계에서는 "원칙적 반환 의무"와 "20년치 월세 상계 가능성"이라는 상반된 의견이 충돌하며 자매의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계약서 없는 4천만원, 20년 동거의 비극


20년 넘게 한솥밥을 먹던 자매의 우애가 4천만 원 앞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02년, 동생은 언니 소유의 주택에 이사하며 전세금 명목으로 4천만 원을 지급했다. 가족이라는 믿음 속에 계약서는 없었다.


이후 언니네 가족이 이사할 때마다 동생 가족도 함께 거처를 옮겼고, 2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추가적인 전세금 인상이나 월세는 일절 없었다.


평화롭던 관계는 2026년 언니가 집을 팔기로 결정하면서 파국을 맞았다. 당장 살 곳이 막막해진 동생은 20여 년 전 묻어뒀던 4천만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심지어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4천만 원을 돌려달라"며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은 "언니네 가족을 위해 운전기사를 자처하며 헌신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언니는 "갈 곳 없는 동생 가족을 20년 넘게 좋은 집에서 재워주고 먹여줬다"며 전세금 반환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법대로 돌려줘라"…흔들리지 않는 반환 원칙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계약서가 없더라도 언니의 반환 의무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가족 간의 정이나 섭섭함과 별개로, 법의 저울은 동생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기현 변호사는 "언니는 동생에게 2002년에 받은 전세금 4,000만 원을 법적으로 반드시 반환해야 합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구두 계약 역시 명백한 계약으로 성립하며, 월세가 없었다는 사실이 원금 반환 의무를 없애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2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러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 아니냐는 의문에도 전문가들은 선을 그었다. 홍현필 변호사는 "갈 곳 없는 동생에게 무상으로 숙식을 제공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법적으로 전세금 반환 의무가 면제되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하며, 전세금 반환 채권의 소멸시효는 임대차 계약이 완전히 종료된 시점, 즉 동생이 집을 비우게 되는 시점부터 계산되므로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돈 내야 할 판"…'20년치 월세'라는 반격 카드


하지만 언니에게도 반격의 카드는 남아 있다. 바로 '부당이득 상계' 주장이다. 20년간 받지 않은 월세를 역으로 청구해 4천만 원에서 공제하는 전략이다.


한대섭 변호사는 "20년간의 적정 임대료를 합산하면 4,000만 원을 넘어 귀하께서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으셔도 될 확률이 존재합니다"라며 언니 측의 승소 가능성을 제시했다. 심준섭 변호사 역시 "해당 지역의 시세를 기준으로 20년간의 월세 상당액을 산정하면 4천만 원을 초과할 가능성도 있어, 오히려 반환 의무가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라고 거들었다.


다만 이 전략에도 위험은 따른다. 한대섭 변호사는 "혈연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무상 거주를 호의로 베푼 사용대차 관계로 해석될 여지도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법원이 이를 '임대차'가 아닌 '호의에 의한 무상 거주'로 판단할 경우, 월세 상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4천만 원 전액을 반환해야 할 수도 있다.


"협박"은 형사 문제…파국 막을 최선의 길은 '합의'


동생의 협박성 발언은 사건을 민사 분쟁에서 형사 문제로까지 비화시킬 수 있는 뇌관이다. 한병철 변호사는 "동생이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협박조로 돈을 요구한 행위는 형법상 공갈죄나 협박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언니가 동생의 무리한 요구에 대응할 법적 카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전문가들은 소송을 통한 파국보다는 합의를 권고한다. 소송으로 갈 경우 20년 전의 사실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은 물론, 되돌릴 수 없는 가족관계의 파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기현 변호사는 "만약 반환을 거부할 경우 동생이 전세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면 언니가 패소하여 지연이자까지 부담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조속히 정산하여 원만히 합의하시길 바랍니다"라며 원만한 해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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