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 수 채워도 추가금 내라는 웨딩홀…'각보증' 꼼수에 속수무책
하객 수 채워도 추가금 내라는 웨딩홀…'각보증' 꼼수에 속수무책
일부 웨딩홀, 신랑·신부 하객 수 따로 계산해 최소 보증 인원 강요
총 인원 채워도 추가금 발생시켜

일부 웨딩홀이 신랑·신부 하객을 따로 계산하는 ‘각보증’ 계약으로 예비부부에게 추가 비용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셔터스톡
하객 수를 다 채워도 추가금을 내야 한다? 일부 웨딩홀이 신랑·신부 양측의 하객 수를 따로 계산해 비용을 청구하는 '각보증' 계약을 확산시키며 예비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합산 200명이라더니" 계약서엔 신랑 100, 신부 100
내년 1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A씨의 사례는 각보증의 불합리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A씨는 웨딩홀과 전화 상담 당시 "하객 합산 200명만 채우면 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가계약을 위해 방문한 당일, 계약서에는 '신랑 100명, 신부 100명'이라는 각보증 조항이 버젓이 적혀 있었다.
만약 결혼식 당일 신부 측 하객이 150명, 신랑 측이 50명이 왔다고 가정해보자. 합산하면 보증 인원 200명을 채웠지만, 각보증 규정에 따라 신랑 측은 채우지 못한 50명분을 포함해 100명분 식대를, 신부 측은 150명분 식대를 내야 한다.
결국 총 250명분의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요금 폭탄을 맞는 셈이다. A씨는 "위치, 주차, 식사 등 다른 조건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했지만 불신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불투명한 설명에 날벼락
문제는 계약 내용 자체의 불리함뿐만이 아니다. 웨딩홀 측이 각보증이라는 중요 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피해를 보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웨딩홀에서 '결제를 반반으로 할 것이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답했을 뿐인데, 예식 당일 그 전화가 각보증 계약 변경 전화였음을 알게 됐다"는 억울한 사연이 올라왔다.
이 작성자는 웨딩홀이 각보증에 대해 설명하지도, 수정된 계약서를 보내주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오지 않은 하객 10명분의 식대를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예비부부 돈 뺏는 상술" vs "선택 문제" 엇갈린 시선
예비부부들은 각보증 관행이 도를 넘은 꼼수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한다. 예비 신부 B씨는 "어처구니가 없다. 예비부부 돈을 뺏기 위한 기발한 상술"이라며 "이런 방식이 일반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을까 염려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 웨딩홀 관계자는 "신랑·신부가 나눠서 계산할지, 합쳐서 계산할지는 직접 선택하는 문제"라며 "몇 명씩 보증할지도 직접 결정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소비자의 선택권 문제일 뿐 강요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웨딩홀의 설명 의무 위반 시 법적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계약 시 각보증 내용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면 약관법(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은 무효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예비부부들을 보호할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표준 약관에 각보증 계약에 대한 제재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고, 한국소비자원 역시 개별 피해 구제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