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으로 다 날렸다” 남편의 말, 12년 헌신한 아내의 반격은?
“코인으로 다 날렸다” 남편의 말, 12년 헌신한 아내의 반격은?
재산 0원 주장에도…법원 통해 남편의 숨겨진 주식·코인 계좌까지 추적한다

결혼 12년차 전업주부가 남편의 갑작스러운 이혼 요구를 받았더라도, 기여도를 인정받아 40~50%의 재산분할이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 12년차에 남편이 갑자기 이혼을 요구하며 “투자 실패로 가진 돈이 없다”고 말한다. 모든 재산이 남편 단독 명의인 상황에서 전업주부로 헌신해 온 아내는 빈손으로 나서야 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명의와 무관하게 재산분할이 가능하며, 법적 절차를 통해 숨겨진 재산까지 모두 찾아낼 수 있다”고 단언한다. 재산 내역을 모른다는 이유로 섣불리 합의했다가는 정당한 몫을 놓칠 수 있다.
“성격 차이일 뿐”…12년 헌신 뒤에 남은 건 이혼 요구와 불안
결혼 12년 차, 중학생 자녀를 둔 전업주부 A씨는 최근 남편으로부터 “더 이상 같이 못 살겠다”며 갑작스러운 이혼 요구를 받았다. 남편은 정확한 이유 대신 ‘성격 차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거기에다 휴대폰을 숨기고 귀가가 늦어지는 등 외도가 의심되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A씨는 이혼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산 문제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남편 단독 명의이고, 예금이나 보험, 증권 계좌 등 모든 금융 관련된 것은 남편이 관리해왔다. A씨는 생활비만 받아서 써왔고, 통장 잔고나 자산 규모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남편이 과거 해외주식과 코인에 투자한 사실을 알고 있는데, 최근 “손해를 많이 봐서 가진 게 없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A씨는 남편의 말을 믿을 수도, 확인할 수도 없는 막막한 상황에 놓였다.
남편 단독 명의? 괜찮다, ‘전업주부의 몫’은 법이 인정한다
전문가들은 재산 명의가 누구에게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12년간의 가사와 자녀 양육은 재산 형성에 대한 명백한 기여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결혼 기간 12년 동안 전업주부로서 가사와 양육에 헌신한 기여는 재산 형성에 결정적인 부분으로 인정됩니다”라며 “따라서 아파트, 예금, 보험, 주식, 심지어 해외주식이나 가상자산까지, 명의와 관계없이 부부가 함께 이룬 모든 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분할 비율에 대해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12년간 가사와 양육을 전담하신 기여는 법원에서 충분히 인정되며, 통상 40~50% 수준의 기여도가 인정되는 추세입니다”라고 설명해, 상당한 수준의 재산분할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전업주부의 헌신이 법적으로 정당한 ‘몫’으로 평가받는다는 의미다.
“손해 봤다”는 주장, 법원 조회로 주식·코인 계좌 열어본다
남편의 “손실을 봤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다. 이혼 소송에 돌입하면 법원의 강력한 권한을 통해 상대방의 자산 내역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소송 중에는 재산명시, 사실조회, 금융조회 절차를 통해 상대 명의 자산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라며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도 조회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거래 정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까다로울 수 있는 자산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는 명확하다. 법무법인 대청 김희원 변호사는 “해외주식이든 코인이든 남편의 재산이 결혼 생활 중 형성되었고, 설사 결혼 전이 취득하였어도, 결혼 생활 유지 기간 동안 그것이 증식되는 등의 사유가 있다면, 모두 부부공동재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혼 전에 취득한 재산이라도 혼인 기간 중 가치가 상승했다면 그 부분 역시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재산 파악 전 ‘협의이혼’ 도장은 절대 금물…최후의 방어선은?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며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재산 내역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서둘러 협의이혼에 합의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일신 최동원 변호사는 “가장 피해야 하는 것은 ‘서둘러 협의이혼에 응했다가, 나중에 재산을 확인할 길이 막히는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무제 홍원표 변호사 역시 “함정은 시간을 놓치는 것으로, 합의서에 서명해 확정해 버리면 뒤늦게 다투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라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만약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리려는 정황이 보인다면, 이를 막기 위한 선제 조치도 필수적이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이재희 변호사는 “이혼을 결심하셨다면 상대방이 재산을 더 빼돌리기전에 이혼소송과 동시에 아파트 가압류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불안감에 쫓겨 불리한 합의서에 도장을 찍기보다, 법적 절차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찾는 것이 12년의 헌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는 유일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