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이 70만 조회수 성희롱 콘텐츠가 됐다"
"내 얼굴이 70만 조회수 성희롱 콘텐츠가 됐다"
영상 무단 도용·600개 악플 '지옥'…변호인단 "업로더·악플러, 법의 심판 못 피한다"

개인 SNS 영상이 무단 도용돼 온라인 조리돌림 피해자가 발생했다. / AI 생성 이미지
개인 SNS에 올린 일상 영상이 하루아침에 70만 조회수의 '온라인 조리돌림' 콘텐츠로 전락했다. 얼굴이 그대로 노출된 영상에는 600개가 넘는 성희롱 댓글이 쏟아졌고, 피해자는 인격이 살해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영상 유포자와 악성 댓글 작성자 모두에게 형사와 민사 책임을 동시에 물을 수 있다며, 익명성에 기댄 범죄에 '전략적 법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작은 '릴스', 현실은 70만 조회수의 악몽
평범했던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피해자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릴스' 영상이 제3자에 의해 무단으로 편집돼 유튜브 '숏츠'에 올라오면서부터다.
영상은 순식간에 퍼져나가 조회수 70만 회를 넘겼고, 댓글창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성적 희롱과 모욕으로 가득 찼다. 지인의 제보로 이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는 증거를 모아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영상 업로더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는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경찰은 '영상에 다른 인물도 등장해 피해자 특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댓글 작성자들에게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초기 의견을 내놓았다.
영상 올린 유튜버, '방조'는 안 돼도 '배상'은 명백
법률 전문가들은 영상 업로더에게 형사상 '방조죄'를 적용하기는 까다롭지만,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명백하다고 분석했다. 정찬 변호사(법무법인 반향)는 "단순 업로드 행위만으로 형사책임까지 인정되기는 제한적인 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사책임은 다른 문제다. 조선규 변호사(법무법인 유안)는 "귀하의 얼굴이 포함된 인스타그램 릴스를 무단으로 편집하여 유튜브 숏츠로 업로드한 행위는 귀하의 초상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라고 못 박았다.
하진규 변호사(법률사무소 파운더스) 역시 "형사적으로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가 가능하고, 민사적으로는 무단 사용에 따른 손해배상과 초상권 침해에 따른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라며, 70만 회라는 조회수는 피해 규모를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라고 강조했다.
600개 악플, '최악'부터 골라 법의 심판대로
수사기관의 초기 판단에도, 악성 댓글 작성자들을 처벌할 방법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경찰이 문제 삼은 '도달성' 요건에 대해 이창주 변호사(법률사무소 문)는 "최근 판례는 공개된 게시판에 올린 글이라도 피해자가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라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목적이 인정될 시 통매음 성립을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입니다"라며 통매음 재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통매음 적용이 어렵더라도 모욕죄라는 강력한 카드가 남아 있다. 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명륜)는 "이 경우 모욕죄 적용이 실무적으로 가장 유력한데, 공연성이 충족되는 유튜브 댓글란에서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성적 표현을 사용하였다면 모욕죄 성립이 충분합니다"라고 분석했다.
영상에 다른 인물이 나오더라도 댓글 내용이 피해자를 지칭하는 게 명확하다면 '특정성' 역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선별과 집중', '형사·민사 투트랙'이 핵심 전략
이처럼 복잡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한 핵심은 '선별과 집중', 그리고 '형사·민사 투트랙' 접근이다.
이동규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전부 고소하기보다 ① 조회수·추천이 높은 댓글 ② 반복·집요한 작성자 ③ 성적 수위가 높은 댓글을 우선 특정하여 고소를 진행하시길 권합니다"라고 효율적인 고소 대상 선별 기준을 제시했다.
형사 고소로 가해자의 신원을 파악해 압박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사 소송을 제기해 금전적 배상을 받아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이라는 설명이다.
고용준 변호사(법률사무소 한강)는 "이 사건은 단순 신고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단계입니다"라고 강조하며, 전문가와 함께 치밀한 대응 구조를 설계할 것을 당부했다.
익명성에 숨은 가해자들에게 법의 심판을 내리기 위해서는 끈질기고 체계적인 법적 대응이 유일한 해법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