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 퇴사·재입사' 21번 반복하며 실업급여 1억 수령 부정 수급, 칼 빼든다
'같은 회사 퇴사·재입사' 21번 반복하며 실업급여 1억 수령 부정 수급, 칼 빼든다
'제도 허점' 악용
생계 지원 실업급여, '인건비 보전' 수단으로 변질
3명 중 1명은 반복 수급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고용보험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동일 사업장에서 '퇴사와 재입사'를 21번이나 반복하며 1억 400만 원의 실업급여를 타낸 충격적인 사례가 드러났다.
실업자의 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실업급여가 노사 합의 아래 국가에서 받는 '인건비 보전'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정부가 제도 개편에 착수할 전망이다.
3명 중 1명 '반복 수급' 동일 사업장 부정 수급 2.4배 급증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체 실업급여 수급자 중 2회 이상 반복 수급한 사람은 37만 1천 명으로 전체 수급자의 3분의 1에 달했다. 특히 심각한 것은 동일 사업장에서의 '반복 수급' 사례다.
'3회 이상 동일 사업장 수급자'는 2019년 9천 명에서 2024년 2만 2천 명으로 2.4배나 급증했다.
실업급여 누적 수급액 상위 10명을 분석한 결과, 한 개인이 같은 사업장에서 최대 21회에 걸쳐 1억 4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어 제도의 악용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처럼 실업급여가 해고에 따른 생계유지 수단이 아닌 노사 합의 하의 '국가 인건비 보전'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늉만 하는' 부실 구직활동도 폭증 "법적 쟁점 명확하다"
단순히 실업급여를 반복 수급하는 행위를 넘어, 구직활동을 하는 '시늉'만 하는 '부실 구직활동' 적발 건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2년 1,272건에 불과했던 적발 건수는 지난해 9만 8천여 건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5만 2,223건에 달해 심각성을 더했다.
현행 실업급여 제도는 기준 기간 18개월 중 180일만 근무하면 수급 자격이 생기며, 수급 횟수나 금액에 제한이 없다.
또한, 월 하한액이 최저임금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여 일할 의욕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법적 쟁점 반복 수급은 '부정 수급'에 해당하나?
법률 전문가들은 동일 사업장에서의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여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행위는 고용보험법상 부정 수급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한다.
- 구직급여 수급 요건 위반: 고용보험법 제40조에 따르면 구직급여를 받으려면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하지 못한 상태'여야 하며, '재취업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 요구된다.
동일 사업장으로의 복귀를 염두에 둔 형식적 퇴사와 재입사는 이 요건의 실질적 충족 여부에 의문을 제기한다.
- 사업주와의 공모는 중대 범죄: 사업주와 근로자가 공모하여 형식적인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는 경우, 이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는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대한 범죄다.
- 가혹한 행정 제재: 부정 수급으로 확인되면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지급받은 구직급여의 전부 또는 일부의 반환을 명할 수 있으며, 부정 수급액의 최대 2배 이하의 금액을 추가로 징수할 수 있다. 특히 사업주와 공모한 경우에는 지급받은 구직급여액의 5배 이하까지 추가 징수가 가능하다(고용보험법 제62조).
'노동력 인프라 붕괴' 막을 특단의 대책은 무엇인가?
제도의 허점 악용이 도를 넘었음에도 정부가 생애 첫 자발적 이직자 및 65세 이상 취업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등 수급 대상을 오히려 확대하는 정책만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실업급여 제도의 본래 취지를 회복하고 부정 수급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부정 수급 칼날 피할 수 없는 '사업주 책임' 강화
실업급여 부정 수급은 근로자뿐만 아니라 사업주의 책임도 크다는 판단 아래, 현행 법령과 판례를 근거로 한 사업주 책임 강화 방안이 주목받는다.
- 공모 사업주에 대한 형사 처벌: 고용보험법은 사업주와 공모하여 부정 수급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강력한 형사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 부정 수급액에 대한 연대 및 추가 징수: 사업주와 공모한 경우, 사업주도 근로자와 연대하여 부정 수급액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용보험법 제62조 제3항). 또한, 사업주에게 최대 5배 이하의 금액을 추가로 징수하여 경제적 제재를 강화한다.
- 이직확인서 허위 작성 제재: 이직확인서를 거짓으로 작성하여 발급해 준 사업주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여(고용보험법 제118조 제1항 제2호), 이직 사유의 진정성을 확보한다.
반복 수급 차단 위한 제도 개선 방향
노동 전문가들은 실업급여 제도의 수급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반복 수급을 제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 동일 사업장 재취업 제한: 실업급여를 받은 후 일정 기간 내에 동일 사업장에 재취업하는 경우 수급에 제한을 두거나, 수급 횟수에 따른 단계적 제재를 도입해야 한다.
- 수급 한도 설정: 생애 전체 또는 일정 기간 내 실업급여 수급 횟수나 총액에 합리적인 한도를 설정하여 제도의 남용을 방지한다.
- 구직활동 의무 강화 및 모니터링: 단순한 형식적 신고가 아닌 실질적인 재취업 노력을 요구하고, 부실 구직활동에 대한 모니터링 및 제재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여 실질적인 구직 의사가 없는 수급자를 걸러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고용보험 기금이 '도덕적 해이'의 온상이 되는 것을 막고, 진정한 실업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제도적 정비와 엄정한 법 집행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