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원 빌렸다가 보이스피싱에 '탈탈'…돈 못 갚으면 무조건 사기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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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원 빌렸다가 보이스피싱에 '탈탈'…돈 못 갚으면 무조건 사기죄일까?

2025. 12. 23 15:4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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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빌린 뒤 범죄 피해로 채무불이행…채권자 '사기 고소' 예고에 법률 전문가들이 짚은 핵심 쟁점과 생존 해법

1500만원을 빌린 직후 보이스피싱으로 전액을 잃은 A씨가 사기죄 고소 위기에 놓였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몸이 아파 연락 피했더니 '경찰서 가겠다' 문자…1500만원 빌린 뒤 보이스피싱 당한 A씨, 사기죄 고소 위기에 처했다.


급전이 필요했던 A씨는 지인의 삼촌에게 2주에 이자 200만원이라는 살인적인 조건을 감수하고 1500만원을 빌렸다. 하지만 그 돈은 손에 쥐어보지도 못한 채 고스란히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어갔고, A씨는 한순간에 채무불이행자이자 사기죄 피의자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빌릴 땐 갚을 생각이었는데"…사기죄, 성립될까?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기죄 성립 여부가 '돈을 빌릴 당시'를 기준으로 결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사기죄는 처음부터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상대를 속여 돈을 가로챘을 때만 성립하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돈을 빌릴 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며 "A씨처럼 처음엔 갚을 의지가 있었으나, 예상치 못한 보이스피싱 범죄로 돈을 잃어 갚지 못하게 된 경우는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상태) 문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회생 숨기고 돈 빌렸다면 '사기죄 덫' 될 수도"…변호사들이 경고한 치명적 변수


하지만 돈을 빌릴 당시 A씨의 재정 상태가 이미 파탄 지경이었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변호사들은 A씨가 이미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를 숨기고 돈을 빌렸다면, 그 자체가 '기망 행위(상대를 속이는 행위)'로 인정돼 사기죄의 덫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A씨가 개인회생을 준비 중이었다는 사실은 치명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이희범 변호사는 "개인회생을 준비하는 상황이었다면 돈을 빌릴 당시부터 변제 능력이 없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며 돈을 빌린 시점과 개인회생 준비 시점의 선후 관계를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준환 변호사 역시 "말하지 않은 다른 빚이 많았다는 사실 등이 드러나면 기망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소통하고, 증거 남겨라"…전문가들의 현실적 조언


전문가들은 A씨가 당장 형사 고소를 피하려면 채권자와의 소통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조재황 변호사는 "채권자에게 현재 상황을 솔직히 설명하고,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 내역 등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며 분할 상환 계획이라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채무자의 성실한 상환 의지는 형사 사건화를 막는 중요한 방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A씨가 감당해야 했던 연이율 약 347%의 이자는 현행 이자제한법(연 20%)을 크게 위반한 불법 고금리다. 하지만 최광희 변호사는 "상대방 역시 이자제한법 위반이지만, 현행법상 미수 처벌 규정이 없어 실제 처벌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A씨는 보이스피싱 피해 사실을 명확히 알리고 변제 의지를 보이는 한편, 계획대로 개인회생 절차를 신속히 밟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채무를 조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만약 경찰 조사를 받게 되더라도, 결국 관건은 검찰의 '입증 책임'에 달렸다. 형사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돈을 빌릴 당시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한다.


A씨가 보이스피싱 피해 등 자신에게 유리한 정황을 얼마나 충실히 제시하느냐가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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