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자금 달라더니…다른 여자에 1.8억 뜯어낸 남편, 제 빚 2억은 어쩌죠?
사업 자금 달라더니…다른 여자에 1.8억 뜯어낸 남편, 제 빚 2억은 어쩌죠?
결혼 10년차, 부모님 아파트까지 담보잡아 대출해줬는데…구속된 남편의 충격적 사기 행각

사업 자금이라 속여 아내에게 2억 원을 대출받게 한 남편이 다른 여성에게 사기 행각을 벌이다 구속됐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 10년 차 A씨는 최근 남편 B씨가 법정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B씨는 사업에 큰 어려움이 생겼다며 자살까지 암시하며 도움을 호소했다. A씨는 남편을 믿고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심지어 부모님 아파트까지 담보로 잡아 2억 원이 넘는 돈을 마련해 줬다.
하지만 B씨의 구속 후, 모든 것이 거짓이었음을 알게 됐다. 대출금은 사업과 무관한 곳에 쓰였다.
설상가상으로 B씨의 판결문을 확인한 A씨는 더 큰 충격에 빠졌다. 남편은 골프 모임에서 만난 다른 여성에게 미혼 행세를 하며 1억 8000만 원을 뜯어낸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었다.
A씨에게 받아간 2억 원과 다른 여성에게 편취한 1억 8000만 원, 총 4억 원에 가까운 돈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A씨는 남편과 이혼하고, 자신이 떠안게 된 빚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사업 자금'이라던 남편의 민낯…다른 여자 속여 1억 8000만원 편취
A씨의 불행은 몇 년 전, 남편 B씨가 '세금 혜택이 좋다'며 사업자 명의를 빌려 달라고 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B씨는 사업상 필요하다며 A씨 명의로 대출을 받았고, 최근에는 사업이 어렵다며 자살까지 암시하며 거액의 대출을 추가로 요구했다.
A씨는 부모님 아파트까지 담보로 잡히며, 2억 원이 넘는 돈을 만들어 B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B씨는 최근 다른 재판을 받던 중 법정에서 구속됐다.
사건을 수습하던 A씨는 B씨의 판결문을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했다. B씨는 이미 2년 전부터 다른 여성을 상대로 미혼인 척하며 1억 8000만 원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A씨가 대출받아 준 돈의 용도 역시 사업과 무관했다.
B씨의 짐을 정리하던 중 나온 모르는 아파트의 주차등록증, B씨의 부모님도 모르는 누군가가 계속 넣어주는 영치금과 접견 신청 내역은 또 다른 여자의 존재를 의심하게 했다.
이혼은 물론 '사기죄' 고소도 가능…핵심은 '거짓말 입증'
변호사들은 A씨가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과 형사 고소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봤다. 우선 B씨가 A씨에게 연락을 피하고 있기에 협의 이혼은 어렵고, 재판을 통해 이혼 절차를 밟아야 한다.
탄탄 이수천 변호사는 "배우자가 혼인 중 미혼 행세를 하며 다른 여성에게 1억 8000만원을 편취해 실형으로 법정구속된 사실은, 혼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정"이라며 "질문자에게 거짓말로 2억 원 이상의 대출을 부담시킨 경위까지 더하면, 중요한 이혼 사유와 위자료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를 속여 대출받게 한 행위에 대해서는 사기죄 고소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태림 수원분사무소 김정현 변호사는 "허위 사실로 질문자님을 기망해 대출을 받게 했다면, 사기죄 성립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단순히 대출금을 갚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처음부터 거짓말로 돈을 받았다는 점을 입증하는 자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 명의' 2억 대출, 남편 개인 빚으로 만들려면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자신의 명의로 남은 2억 원이 넘는 빚이다. 이혼 시 재산분할 과정에서 이 빚의 책임소재를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재산분할에서는 배우자가 범죄나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대출금을 부부 공동채무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즉, 대출금이 부부 공동생활이 아닌 남편의 사기 범행이나 개인적인 유흥비 등으로 쓰였다는 점을 입증하면, 해당 채무를 남편의 '개인 채무'로 인정받아 A씨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대출을 요구하던 당시의 문자나 카카오톡, 계좌이체 내역 등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변호사들은 입을 모았다.
구치소 영치금 넣어주는 제3의 인물…상간 소송도 가능할까?
A씨의 또 다른 의심은 남편의 외도다. 가족도 아닌 누군가가 꾸준히 영치금을 넣고 접견을 하고 있다는 정황 때문이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접견 기록이나 영치금 입금만으로 부정행위를 단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추가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적으로는 외도를 의심할 만한 제3자의 신원을 파악할 방법이 있다. 법무법인 해든 김성돈 변호사는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구치소를 상대로 사실조회를 신청해, 영치금을 넣어주고 접견을 오는 제3의 인물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헌정 송인혁 변호사는 "영치금을 채워주는 여성의 인적 사항이 확보되면, 상간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병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편의 기망으로 인한 재산상 피해 복구와 함께 혼인 파탄의 또 다른 원인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