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자인데, 법원이 나를 '망상장애'라고 해…잘못된 결정문, 고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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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피해자인데, 법원이 나를 '망상장애'라고 해…잘못된 결정문, 고칠 수 있나요?

2026. 08. 11 16:3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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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우울증 기간 축소, 내 병명은 멋대로…보호처분 결정문에 찍힌 '주홍글씨', 피해자는 직접 항고도 못 한다?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결정문에 '망상장애'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재돼도 피해자는 직접 항고할 수 없고, 검사를 통해 7일 내에 항고를 요청해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가정폭력 피해자 A씨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려진 법원의 결정문을 받아 들고 되레 깊은 상처를 입었다. 가해자인 남편에 대한 보호처분이 담긴 결정문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버젓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결정문에는 A씨가 '망상장애'가 있다고 기재됐지만, A씨는 해당 진단을 받은 적이 없다. 남편의 우울증 약 복용 기간도 실제보다 짧게 적혔다.


A씨는 이 잘못된 기록을 바로잡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애를 태우고 있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법원의 잘못된 결정문, 바로잡을 방법은 없을까?


가정폭력 피해자인데…법원 결정문에 "망상장애 있다"


A씨는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자다. 사건은 가정법원으로 넘겨져 가해자인 남편에게 보호처분 결정이 내려졌다. 그런데 결정문에 담긴 내용이 문제였다.


결정문에는 남편이 약 2년 전부터 우울증 약을 복용했다고 적혀 있었지만, A씨에 따르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 남편이 정신과에 다닌 것은 훨씬 오래전 일이다.


더 큰 문제는 A씨에 대한 서술이었다. 결정문은 A씨가 약 4년 전부터 '망상장애'가 나타나 약을 먹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자신에게 망상장애는 없으며, 실제 진단명은 우울증이라고 항변한다. '망상장애'라는 표현은 남편이 A씨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묘사한 것일 뿐, 객관적 진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청 이승현 변호사는 "실제 진단명이 우울증인데 '망상장애'로 기재되어 있다면 향후 다른 절차에서도 오해가 발생할 수 있어, 객관적인 의무기록이나 진단서를 통해 바로잡을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적으로 피해자는 보호처분에 '항고' 못해…'검사' 통해야


결론부터 말하면, 피해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려진 '보호처분' 결정에 대해 직접 항고할 수 없다.


가정폭력처벌법상 보호처분 결정에 법령 위반이나 중대한 사실오인 등이 있을 경우 항고할 수 있는 사람은 검사, 행위자(가해자), 법정대리인 또는 보조인으로 한정된다. 피해자는 법원이 '처분을 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만 항고할 수 있다.


법무법인 글로리 김민희 변호사는 "이미 보호처분이 결정된 사안이라면 피해자인 질문자님께서는 항고를 하시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A씨가 결정 내용을 다투려면 검사를 통해야 한다. 더신사 법무법인 김연주 변호사는 "피해자에게 직접 변경 청구권이 있는 구조는 아니어서, 정정이 필요한 부분과 증거를 정리해 검사를 통해 항고나 변경 청구를 검토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단순 오기'는 경정 신청, '중대 사실오인'은 항고로


법원 결정문의 오류를 바로잡는 절차는 크게 두 가지다. 명백한 오타나 계산 착오 등은 '결정 경정' 신청으로, 결정의 결론에 영향을 미칠 만한 '중대한 사실오인'은 '항고' 절차로 다툰다.


법무법인 정향 장두식 변호사는 "'망상장애'처럼 해석·평가가 섞이면 경정이 아닌 다툼으로 보일 수 있다"며 "명백한 오기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중심으로 경정을 신청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경우, 남편의 우울증 약 복용 기간이 진료 기록 등으로 명백히 입증된다면, '경정' 신청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망상장애'라는 표현은 법원의 사실인정이나 평가에 해당할 수 있어, '중대한 사실오인'을 이유로 검사를 통해 '항고'를 요청하는 것이 더 적절한 방법이다.


"항고 기간은 7일"…신속한 증거 확보와 대응이 관건


문제는 시간이다. 보호처분 결정에 대한 항고는 결정을 고지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해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치면 사실상 다투기 어려워진다.


법률사무소 지헌 임대환 변호사는 "보호처분은 통상 송달받은 날부터 짧은 기간 내 즉시항고로 다투는 구조"라며 "기간을 놓치면 실질적 변경이 급격히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은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법무법인 혜강 이철 변호사는 "결정에 불복할 수 있는 기간과 절차를 먼저 확인한 후, 진단서, 의무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여 사실과 다른 부분의 정정을 주장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이혼이나 양육권 분쟁 등에서 잘못된 기록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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