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 소환한 특검, 한덕수에게 '내란 방조 마지노선' 15년 제시
전두환·노태우 소환한 특검, 한덕수에게 '내란 방조 마지노선' 15년 제시
한덕수 '징역 15년'
특검, 한덕수에 '실질 구형' 승부수

브리핑하는 박지영 내란특검보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3일 밤, 대한민국을 뒤흔든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책임자 중 한 명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통상적인 국기문란 사건이나 대형 비리 사건에서 검찰이 무기징역이나 30년 이상의 중형을 구형하는 관례에 비추어 볼 때, "생각보다 형량이 낮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구형을 두고 "오히려 더 무섭고 치밀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꺼내 든 카드는 단순한 '엄벌 호소'가 아닌, 과거 12·12 군사반란과 5·18 내란 사건의 판례를 정밀 분석해 도출한 '실질 구형' 전략이기 때문이다.
'보여주기식 숫자'는 거부한다, 판사를 압박하는 '적정 형량'
12·3 비상계엄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의 박지영 특검보는 27일 브리핑에서 이례적인 설명을 내놓았다. "과거 내란 재판의 구형량이 아닌, 실제 '선고형'을 기준으로 형량을 산정했다"는 것이다.
보통 검찰은 재판부의 감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실제 목표치보다 2배 가까이 높은 형량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징역 30년을 구형하면 법원이 제반 사정을 참작해 징역 15년 안팎을 선고하는 식이다. 이를 '형량 깎기 관행'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번 특검은 이 관행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징역 30년을 구형하고 15년 선고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법리적으로 반박 불가능한 15년을 제시해 재판부가 이를 깎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특검이 한 전 총리의 혐의 입증에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방증이자, 법원에 "우리는 허수가 아닌 진짜 숫자를 던졌으니, 법원도 기계적인 감경을 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12·12 군사반란의 그림자, '징역 15년'에 숨겨진 수학
특검이 제시한 '징역 15년'은 단순히 감으로 정한 숫자가 아니다. 여기에는 대한민국 헌정사의 가장 어두운 장면인 12·12 군사반란 및 5·18 민주화운동 당시 내란 사건의 판례가 깊게 관여되어 있다.
형법상 내란죄의 법정형은 무시무시하다. 수괴(우두머리)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중요 임무 종사자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1997년 대법원은 전두환 씨에게 무기징역(1심 사형), 노태우 씨에게 징역 17년(1심 징역 22년 6월)을 확정했다.
특검은 한 전 총리의 위치를 '내란 수괴'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아래 단계, 즉 '중요 임무 종사자'이자 '방조범'으로 설정했다. 법리적으로 무기징역을 선택한 뒤 작량감경(정상참작 감경)을 할 경우, 과거 유기징역의 상한선이자 실무상 자주 선고되는 '15년'이라는 숫자가 도출된다.

즉, 특검은 "한덕수 전 총리는 과거 군사반란의 주동자급에 준하는 책임을 져야 하며, 그 마지노선이 15년"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이는 김용현 전 장관 등 주동자급에게는 이보다 훨씬 높은 중형이 구형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도미노 구속'의 서막
특검의 칼끝은 피고인뿐만 아니라 그들의 '방패'인 변호인단과 공범들을 향해서도 뻗어 나가고 있다. 특검팀은 김용현 전 장관의 변호인들이 법정 소란으로 감치 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장을 통해 징계 개시를 신청하는 강수를 검토 중이다.
내란 사건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재판 지연이나 법정 모독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다.
여기에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내란 수사는 정점인 '윗선'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임박함에 따라, 한 전 총리의 재판 결과는 향후 이어질 관련자들의 줄소환과 구속 여부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