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이 변제할 생각을 안 해…아내 등 가족에게 피해 보상 요구하면 안 되나?
사기꾼이 변제할 생각을 안 해…아내 등 가족에게 피해 보상 요구하면 안 되나?
가해자가 가족에게 재산을 빼돌린 게 아니라면, 아내 등 가족에게 책임 물을 수 없어
지속적 반복적으로 가족에게 연락하거나 찾아가는 경우, 스토킹이나 주거침입으로 처벌받을 수 있어

사기 가해자가 변제할 생각을 안 하는데, 그의 가족에게 피해 보상 요구하면 안 되나?/셔터스톡
A씨가 사기를 당해 1억 원이 넘는 피해를 보았다. 가해자는 구속됐다. 하지만 가해자에게 피해를 변제할 능력이 없고, 그럴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답답해진 A씨가 가해자 가족에 대해 알아보니, 아내와는 얼마 전 이혼한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가해자에게 부모와 성년이 된 자녀가 있다.
A씨는 가해자의 가족에게 개인적으로 전화해 피해 보상을 요구해도 문제가 없을지, 변호사에게 문의했다. 또 가족을 찾아가 상황을 얘기해도 되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변호사들은 일단 사기꾼 가족에게는 피해를 보상할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부부별산제를 택하고 있기에, 사기꾼이 강제집행을 면하기 위해 아내 등 가족에게 재산을 빼돌리지 않은 이상 가족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도 A씨가 피해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들에게 계속 전화 연락하거나 집으로 찾아가면, 스토킹이나 주거침입죄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A씨가 가해자의 가족에게 전화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 반복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가족들에게는 배상 책임이 없으므로, 연락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계속 연락하면 스토킹 처벌법 위반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A씨가 가해자 가족을 직접 찾아가 상황을 알리는 것 자체는 괜찮지만, 공동현관문을 무단으로 출입하거나 주거의 평온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정진권 변호사는 “A씨가 가해자 가족에게 전화로 상황을 알리거나 직접 찾아가는 경우, 협박죄, 주거침입죄, 스토킹처벌법 위반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가족에게 상황을 알리고 싶다면 집에 찾아가기보다는 공공장소에서 만나 부드러운 단어와 어투로 대화하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가해자가 이혼한 아내 앞으로 재산을 빼돌린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는 있다고 변호사들은 짚었다.
법무법인 소울 정진권 변호사는 “사기죄의 피해자인 A씨는 상대방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이 있다”며 “손해배상채권 발생 이후 가해자가 이를 알면서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이혼했다면, 채권자취소권을 활용해 해결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A씨는 가해자의 이혼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재산을 빼돌린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정 변호사는 덧붙였다.
